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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속에 무상증자를 결정한 종목들이 장 초반 일제히 '쩜상'을 찍자 무상증자가 하나의 테마주로 자리잡았다. 무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기업에 무상증자를 요구한 후 차익을 실현한 슈퍼개미가 나오는 등 증권업계에서 무상증자가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무상증자를 재료로 급등한 종목들이 상승분을 반납하며 급락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무상증자를 단행한 기업은 총 61곳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황금에스티, 대원제약, 국제약품, DL이앤씨, 코스모화학, HSD엔진 등 6곳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퓨쳐켐, 노바렉스, 모아데이타, 셀리버리, 신진에스엠 등 총 55곳이 무상증자에 나섰다.
◆ "쩜상은 기본"…무상증자 '권리락 효과'로 주가 폭등한 기업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해 주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이익준비금을 자본에 전입하는 경우 혹은 결산 후 기업이 현금으로 배당하지 않고 주식으로 배당하는 경우 무상증자를 주식 배당에 활용하기도 한다.
유상증자와 달리 무상증자는 회계 상 조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기업가치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무상증자는 증시에서 통상 호재로 인식된다. 기업이 무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 유통 물량이 많아지는 데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로 인한 '권리락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권리락은 무상증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진 날을 가리키는데, 권리락이 발생한 날은 주식의 기준 가격이 인위적으로 하향 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싸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긴다.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이유도 바로 이 권리락 효과에서 나온다. 공구우먼, 노터스, 실리콘투, 모아데이타 등 모두 무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폭등했다.
노터스는 올해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공시를 내면서 6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공구우먼 역시 보통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한다는 소식에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구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한 조광ILI은 권리락 발생 후 3거래일 연속 '쩜상'(개장하자마자 상한가)을 찍었다.
◆ 무상증자 후 주가 롤러코스터…'먹튀' 의심 사례까지
문제는 무상증자를 재료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이 빠른 속도로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점이다. 노터스와 공구우먼은 무증 발표 후 고점 대비 각각 82.8%, 73% 폭락했다.
특히 노터스의 경우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10배 넘게 뛰었으나 이후 급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 종가(7540원)는 무상증자 기준가(7730원) 아래로 떨어졌다. 무상증자 테마를 업고 주가가 뛸 당시 추종매매에 나선 개인 투자자의 경우 큰 손실이 예상된다.
회사 임원 등 내부자들이 무상증자로 인한 주가 급등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은 경우도 있다. 지난달 21일 무상증자를 발표한 케이옥션의 경우 3명의 임원이 무상증자 이후 보유주식을 일부 처분했다. 지난 4월 무상증자를 했던 와이엠텍 역시 상무이사가 권리락일에 주식을 일부 매각했다.
무상증자를 기회로 주가를 띄운 후 '먹튀' 가 의심되는 사례도 나왔다. 최근 신진에스엠은 회사 주식 96만518주를 매수한 후 기업에 무상증자를 요구한 슈퍼개미로 인해 단 6거래일 만에 주가가 92.7%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 이 투자자가 보유 지분 전부를 매각했다는 공시가 나오자 하루 만에 주가가 두 자릿수 폭락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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