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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치솟는 물가에 '장포족' 늘자…편의점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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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물가 상승세가 지속 중인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13일 사상 첫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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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이 연일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금리 인상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3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편의점의 경기 전망만 밝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 3분기 마트·백화점 전망 어두워…편의점만 '밝음'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소매유통업체 500개사의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직전 분기보다 15포인트 하락한 84를 기록했다. 기준치(100)에 미치지 못했다는 건 소매유통업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낙폭은 지난 2010년 이래 코로나19 충격으로 22포인트 하락했던 2020년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업태별로는 백화점이 111에서 97로, 대형마트가 97에서 86으로, 슈퍼마켓이 99에서 51로 각각 하락했다. 온라인쇼핑 역시 96에서 88로 떨어졌다.

눈여겨볼 점은 유일하게 편의점의 RBSI만 7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이다.

편의점의 RBSI는 직전 분기 96에서 103으로 오르며 기준치를 상회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리오프닝에 따른 외출, 야외활동 증가로 편의점이 성수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올해 3분기 편의점의 전망이 다른 유통채널보다는 나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소용량 제품을 찾고 있고, 일부 상품의 경우 대형마트나 식음료 전문 매장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 품질 대비 가격 저렴해 인기…커피·도시락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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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는 이달 17일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 라심발리 전자동 커피머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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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상품이 커피다.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편의점별 커피 판매량은 ▲GS25 1억9000만잔 ▲CU 1억6800만잔 ▲세븐일레븐 8500만잔 ▲이마트24 5000만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이보다 20~30%가량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후문이다.

편의점 커피가 인기인 건 각 사가 점포마다 전문 커피머신과 신선한 원두를 공급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이 덕분에 커피의 맛 등 품질이 전문점 못지않아졌는데 프랜차이즈에 비하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편의점 커피의 가격은 대개 1000~2000원대다.

음료뿐 아니라 한 끼 식사를 위해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이마트24의 간편먹거리 할인구독서비스 이용 건수는 올해 6월, 전월 대비 62%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 들어서도 1~20일까지 전월 동기보다 1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할인구독서비스는 매달 2000~6000원의 구독료를 내고 도시락·삼각김밥·샌드위치·김밥 등 간편식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난 건 편의점에서 저렴한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이마트24는 이달 1~18일 서비스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2030 세대가 48%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4%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40대의 비중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9%에 불과했으나, 식비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어났다는 게 이마트24의 분석이다.

◆ '장포족' 겨냥한 소포장 상품 출시…삼겹살 판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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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한 소비자가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서 소포장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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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마케팅도 공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경우 지난달 13일부터 소포장 냉장육(삼겹살·항정살)과 신선채소 판매에 나섰다. 편의점보다는 대형마트 등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이지만,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을 겨냥해 소포장 형태로 유통키로 했다.

판매가는 업계 평균가보다 30%가량 저렴한데 CU는 이를 유동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2주 간격으로 농산물 시세를 판매가에 적용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소매 가격도 인하되도록 했다. 반면 시세가 오르면 소매가 인상 폭을 제한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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