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흔들리는 김치 종주국…내수는 중국산이 독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토종 김치'의 수난시대다. 그간 일본에만 의존해 오던 김치 수출은 최근 엔저현상과 한ㆍ일 갈등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내수시장 역시 가정용을 뺀 급식과 식당 수요는 중국산이 독식하면서 이제는 '김치 종주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산 김치의 일본 수출액은 2981만6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691만8000달러보다 19.2% 줄었다. 이 기간 김치의 대일(對日)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관세청의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실제로 이 기간 일본으로의 김치 수출금액은 2007년 2652만5000달러에서 이듬해 3034만1000달러로 3000달러를 돌파한 후 2010년 3415만달러, 지난해 3691만8000달러를 거치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지속되는 엔저현상으로 한국산 김치값이 뛰고, 아베 정권이 조성한 한ㆍ일 갈등으로 현지에서의 소비가 줄어들어 올해는 3000만달러 아래로 6년 전 수준까지 급감한 것이다.

현재 국산 김치의 전체 수출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1억660만8000달러였던 총수출액 중 일본은 8458만8000달러로 80%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의 김치 수출이 줄어든 것은 곧 국내 김치 수출산업 부진으로 직결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김치업체 관계자는 "김치가 수출되는 나라는 미국과 홍콩, 대만 등 52곳이나 되지만 대부분은 현지에 사는 일부 한인동포가 찾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종가집 등 국내 주요 김치 제조사의 일본 수출은 올해 들어 20~30%씩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에서 국산 김치가 환영받는 것도 아니다. 급식이나 음식점에 공급되는 9000억원 규모의 외식용 김치 시장은 현재 중국산이 독식하고 있어서다. 국산의 7분의 1이라는 압도적인 가격을 앞세워 최대한 저렴한 것을 찾는 업소용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김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1억1081만1000달러에 달했다. 올해도 지난 5월까지 이미 4950만9000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김치 종주국이 대표적인 김치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직접 김치공장을 운영하며 생산된 김치를 국내에 파는 '역수입'이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했던 한국인들은 수지가 안 맞아 거의 사업을 접었다"며 "이제는 상하이와 칭다오 등을 중심으로 조선족들이 공장을 차렸는데, 숫자가 하도 많아 중국 정부에서도 집계가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처럼 악재에 시달리는 토종 김치를 살리기 위해 업계와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수출 대부분을 일본에만 기대다 보니 한 곳만 수출이 줄어도 타격을 입는 것"이라며 "기존의 교민 중심이 아니라 실제 현지인을 공략할 수 있는 '김치 세계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추와 무 등 매년 가격 변동이 큰 김치 원재료값을 안정시켜 국산 김치가 내수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