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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 인수 추진 KG그룹, 협력업체 변제율 낮아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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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가 KG그룹과 인수합병(M&A) 마지막 단계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수 예정자인 KG그룹 컨소시엄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 중 일부만 변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했던 중소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KG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완료하려면 상거래채권단인 협력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만명을 고용한 부품사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부실을 짊어진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얻었는데, 영세 부품사가 포함된 상거래 채권단에 대한 변제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쌍용차 회생의 경제적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G그룹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원을 투입해 쌍용차를 인수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이르면 이번주,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산업은행 등 금융권 채무인 회생담보권 2500억원 안팎, 미납 세금 등 조세채권 약 600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 회생채권 5500억원을 어떻게 변제할 것인지 내용이 담기게 된다.

조선비즈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신차 '토레스' 1호차를 협력업체인 진영전기 김두영 회장(오른쪽)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고통을 분담해온 협력업체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였다./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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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원을 투입해 금융권 채무와 미납 세금을 우선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회생채권을 갚겠다며, 회생채권 중 6%를 현금으로 변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회생채권의 상당 규모는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이전에 부품 협력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도 지급하지 못한 대금으로, 부품사에 진 빚이다. KG컨소시엄은 6%를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30%는 부채를 주식(출자 전환)으로 갚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사들은 출자전환을 고려해도 실질 변제율이 너무 낮다는 입장이다. 부품사들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은 회생채권을 전부 변제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지만, 변제율이 50~70% 수준이 돼야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여년 전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회생채권 변제율은 50% 수준이었다. 당시 마힌드라가 내놓은 회생안에 따르면 채권자들은 받아야 할 4438억원 중 절반 수준인 2202억원을 받았다.

영세한 부품사들은 낮은 변제율이 확정될 경우 도산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쌍용차 부품 협력사들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에 대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했지만, 최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영세 업체에는 위기 요인이다.

다만 10여년 전보다 쌍용차의 부실이 더 커진 상황에서 관계인 집회 등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KG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완료되려면 관계인 집회에선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부품사와 KG컨소시엄, 양측 모두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부품사 관계자는 “쌍용차 회생을 위해 부품사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있다”며 “논의를 지속해 쌍용차와 부품사들이 모두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부실 규모를 고려할 때 양측이 적정한 수준에서 접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KG컨소시엄이 제시한 변제율은 이전에 쌍용차 인수를 시도했던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회생채권의 1.75%만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하는데, 이후 신주 발행과 감자(減資)를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지분 91%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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