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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하락 뒤엔 대러제재 실패 있다"…가을엔 다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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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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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스미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외곽에서 작동 중인 원유시추기, 펌프잭 뒤로 해가 지고 있다.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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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유가가 최근 하락하는 이유가 경기 침체의 신호이자 대러 제재 실패의 증거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는 거꾸로 대러 제재가 제대로 먹히거나 산유국의 증산이 없다면 유가는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재러드 번스타인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은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을 부추긴 유가가 이번 달 말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국무부 에너지 안보 특사도 CBS 방송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전국에 갤런당 4달러 미만인 주유소가 많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라고 말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값은 갤런(3.78리터)당 4.532달러다. 지난달 14일 5.016달러로 정점을 찍고 한 달 내내 하락 중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휘발유 수요는 10% 이상 감소했다.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적응해 수요를 줄인 것인데, 국제유가 하락을 놓고 '경기 침체'의 증거라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궤를 같이 한다.

한편에선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가 실패했고, 이것이 유가 하락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석유 수출로를 유럽에서 중국, 인도, 남미 등 지역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며 "대러 제재를 강화하면 세계 석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 거란 공포는 과장된 것으로 판명났다"고 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속에 저가로 석유를 내놓자 중국, 인도 등은 이를 사들이고 있다.

즉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는 여전히 국외로 공급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석유 공급에 여유가 생겨 국제유가가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국제 정치 상황에 따라 가격은 또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대러 제재가 제대로 먹히거나 반대로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공급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유가는 다시 치솟을 수 있다. JP모건은 이 경우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월 5일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의 일부 수입 금지 조치가 국제 유가를 지금보다 50% 급등시킬 수 있다는 미 재무부 내부 분석 보고서도 공개됐다.

당장 산유국이 다음달 3일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모임) 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에도 유가 상승 요인이 생긴다.

이 경우 이르면 가을부터 유가 방향이 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원유 배송에 4~6주가 걸리는 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지난 13~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하며 관계가 냉랭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증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사우디 측은 논의 자체를 부인하며 '바이든의 빈손 외교' 비판을 불렀다. 호치스타인 미국 국무부 에너지 안보 특사는 17일에도 OPEC을 향해 "얼마나 많은 (증산) 여력이 있는지 말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증산 능력과 여지가 있다"고 압박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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