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첫 0.5%p 올려···연 2.25%
1인당 연 이자 부담 113만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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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보아 대출)’과 빚으로 생활을 이어오던 자영업자 등이 패닉에 빠졌다. 부동산,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는 금리 인상 부담을 토로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p 인상하기로 했다. 소비자물가가 6%를 넘어서는 등 높은 수준으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고육책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의 잇단 금리 인상으로 가계 연간 이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6조4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환산하면 개인의 연이자 부담은 1인당 평균 32만2000원씩 커진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1.75%p 올린 것을 감안하면 가계 이자 부담은 11개월 사이 연 22조4000억원, 1인당 부담은 연평균 112만7000원이 늘었다.
금리가 올라 이자가 늘어나면 빚을 늘린 대출자의 이자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내 집 마련을 한 30대 직장인 최은수(38세)씨는 “물가는 오르는데 대출 이자까지 올라 너무 힘들다”며 “돈을 벌어도 대출 이자 내고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임은경(34·여)씨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영끌해 집을 샀는데 절망적이다”라며 “최근 목돈이 생겨 주택담보대출을 일부 갚았지만 내야 하는 이자(원리금)은 갚기 전과 똑같아 충격이었다”고 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 가지고 있던 기프티콘도 팔았다고.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도 “전세대출 변동금리로 이용했는데 월 30만원 내던 것이 39만원으로 올랐다” “물가 때문에 힘든데 이자 압박까지” “연말까지 금리가 더 오른다는 데 걱정이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가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 이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커졌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금리가 올라가니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다” “집값 등 대출 이자가 올라가니 줄일 수 있는 소비 1위가 식비일 것” 등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는 진퇴양난이다”라며 “내 (대출) 이자는 오르는데 손님은 안오니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기업중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금까지 빚으로 버텨왔다”며 “6월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해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금리가 올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밖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6월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으로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437조원에 달한다. 중기중앙회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은이 올해 말까지 25bp(1bp=0.01%포인트)씩 추가 인상을 예고한 만큼 올해 말 기준금리가 2.75∼3.00%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올해 말 8%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변동으로 부동산·주식가격은 불가피하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0~2%, 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에서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다른 위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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