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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지속적 보도 돋보여…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도 전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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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독자위원회 7월 정기회의

경향신문

경향신문 독자위원회 2022년 7월 정기회의가 지난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김호기 위원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주재로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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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팩트체크·나토 회의 뉴스 분석 등 시의적절하게 독자 이해 도와
틱톡 이용한 뉴콘텐츠 재미있는데 덜 알려져…유통 활성화 방안 필요
‘위기’ ‘붕괴’ 등 부정적 경제 현실 보도 많아…원인·전망도 볼 수 있길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2022년 7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김호기 위원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회의에 곽경란(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신지영(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오지혁(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 윤희웅(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표미정(동명여고 수학교사) 위원이 참석했고, 김나리(미디어인큐베이터오리 대표)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경향신문에서는 김준기 뉴스콘텐츠부문장이 함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화물연대 파업,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 미국 대법원의 임신중단 합법화 폐기 판결, 정부의 경찰 통제 논란, 체험학습 학생 일가족 사망사건 등 지난 한 달 동안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다양한 보도에 대한 분석이 있었다. 공공기관 민영화 우려를 다룬 ‘팩트체크 민영화’ 시리즈는 새 정부 들어 쏟아지는 각종 새로운 정책 방향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증하는 시의적절한 기획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반 뉴스뿐 아니라 동영상 등 뉴콘텐츠도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호기 =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 큰 선거들이 끝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그사이 경제위기 문제,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 여야 정치권의 각종 내부 문제 등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러 가지 뜨거운 사안들이 발생했고, 경향신문이 다채로운 보도를 했다.

표미정 =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첫날부터 철회 때까지 지속적으로 적극 보도한 것이 의미 있었다. 파업 때문에 사업에 지장이 있었던 지인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기사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경향신문에서는 이 사태가 왜 시작됐고, 파업의 쟁점이었던 안전운임제가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다뤄줬다. 아쉬운 점은 파업 현장의 조합원이나 비조원합원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되지 못했던 점이다. 그런 내용이 충실했다면 독자들이 파업을 좀 더 제대로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민영화 관련 ‘팩트체크’ 연재도 의미있는 기사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다방면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충실하게 분석해 주는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팩트체크 기사는 앞으로도 더욱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윤희웅 = 지난 4일자 외교전문기자의 ‘뉴스분석, 한·미·일 군사 협력에 따라붙는 안보 균형 딜레마’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회의 참석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보도였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안일수록 보완적 설명을 해주는 박스 기사들이 필요하다. 해당 이슈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시각을 특별 기고 등으로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향신문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는 기사 외에도 소프트한 뉴콘텐츠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틱톡을 이용한 뉴콘텐츠 채널(암호명 3701)인 ‘1분식톡’ 등 재미도 있고 내용도 충실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뉴콘텐츠가 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안타깝다. 뉴콘텐츠 유통을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신문사에서 광고는 필요불가결한 부분이라 생각되지만, 모바일 앱의 기사 중간에 뜨는 팝업 광고는 독자들에게 불편을 준다. 기사 내용을 가리기도 하고 삭제 표시를 잘못 누르면 쇼핑회사 홈페이지로 연결되기도 한다. 삭제를 여러 번 시도하다 안 돼 아예 창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신지영 = 최근 체험학습을 간다고 했다 사망한 아동과 가족들 사건이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에서는 학생이 5일 이상 체험학습을 가면 교사가 통화를 하게 하는 등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는데, 대부분의 언론이 이런 사실 정도만 보도했다. 경향신문이 지난 6월29일자로 보도한 ‘최장 38일…체험 학습 아동 관리 사각’ 기사는 체험학습의 사각지대와 이면을 충실히 짚어줬다. 최근 윤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꼭 이 단어를 써야 하는지 싶다. 독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약식회견, 출근길소통, 출근길회견, 출근길약식회견, 출근길담화 등의 우리말 표현으로 바꾸는 게 어떨까 한다. 지난 4일자 1면을 보면 고물가 속의 노동계 하투 기사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다 우울한 기사들이다. 그런데 지면 한가운데 큰 사진은 인파로 북적이는 물놀이장 모습이다. 사진 자체로는 좋은 그림이지만 주변 기사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물놀이는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좀 더 세심한 사진 선택이 필요하다.

곽경란 = 토요판 콘텐츠들이 촘촘하고 탄탄하다. 그중에서도 ‘박상희의 구해줘! 내 맘’ 코너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삶의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경향신문은 미국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임신중단합법화) 폐기 이슈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여러 건을 보도했다. 미국뿐 아니라 폴란드 사례도 짚어주었는데, 폴란드 상황은 그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다만 기사들이 여성들의 격앙된 반응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독자들이 이 사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차분한 가이드가 돼 주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판결이 한국의 현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분석한 법조 파트의 기사도 필요했다. 의사들이 논의에서 빠져 있는 것도 문제다. 임신중단 문제는 여성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수술을 할 의사들도 핵심 당사자다. 의사들은 여성들이 임신중단 여부를 고민할 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도 뜨거운 이슈였는데, 기사들에 독자들이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을 소화해내는 데 필요한 원칙이나 원리 같은 것들이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기사에서 나오는 경찰은 항상 독립을 외치는데 직업공무원이 독립의 대상인지 통제의 대상인지, 경찰의 영역에서 독립이 보장되어야 하는 부분은 뭐고 통제되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보다 분명하게 설명했어야 했다.

오지혁 = 가수 싸이의 ‘흠뻑쇼’가 논란이 됐는데, 경향신문에서 기사와 영상은 물론 사설까지 다뤘다. 도시의 젊은 사람들이 극심한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현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은 합리적이다. 다만, 도시와 농촌 간의 불평등이나 괴리 등의 상황을 좀 더 다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런 기사들은 독자들에게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주면서 근본적 문제에 좀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 논란에 대한 팩트체크 시리즈도 의미가 있다. 그중 전력시장과 관련된 파트는 단지 민영화냐 아니냐를 넘어 그 안의 여러 가지 정책적 스펙트럼을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상세하게 풀어줬다. 원자력발전 비율을 30%로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 목표치는 줄이고 화석연료 사용은 더디게 감축한다는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기사는 너무 드라이하게 쓴 게 아닌가 생각된다. 평가와 비판이 충분히 가능한 기사인데 사실만 전달한 것 같다.

김나리 = 노조탄압 비판을 받고 있는 SPC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매운동을 보도한 ‘파리바게뜨 끊으려고요, 남일 같지 않아서…불매 나선 청년들’ 등 두 개의 관련 기사는 사회적 감각이 있는 관점 있는 기사로 평가된다. 선물받은 기프티콘도 차마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의 특별한 사회적 연대와 이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후속보도해 주면 좋겠다. 물가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 금리 인상 등의 인플레이션 관련 기사의 양이 많았다. 경기가 둔화되고 불안정한 시기인 만큼, ‘공포’ ‘위기’ ‘붕괴’ 같은 키워드가 헤드라인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독자들이 부정적 경제 현실을 인식하는 것 외에도, 이 상황의 원인과 전망도 볼 수 있는 기사가 나오기를 바란다.

김호기 = 경제위기가 구체화되고, 정치권 갈등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유행 소식까지 나오다보니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다. 이런 때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향신문이 객관적 보도와 엄정한 비판으로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마음을 위로해 주면 좋겠다.

정리 |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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