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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문답]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정점은 3분기말~4분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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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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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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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물가상승률 정점 시기에 대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를 2.75~3.0% 수준으로 예상한다는 질문에는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전원일치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2.25%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한은 금통위가 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한 '빅스텝'(Big step)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날 빅스텝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물가 정점 시기는 언제로 전망하나.

▶물가 정점 시기는 기본적으로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 정도에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유가가 배럴당 110, 120달러까지 올랐다가 전날에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크다. 물가가 정점을 기록한 이후에도 급속히 낮아지기보다는 완만하게 내려가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는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지만, 경기는 연말로 갈수록 하방위험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5월에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7%, 2.4%로 예상했는데 그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 올해 성장률은 2% 중반, 내년은 2% 초반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잠재성장률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기준금리 2.25%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한 건가.

▶매번 말씀드리지만 중립금리는 학술적 개념이고 그 범위도 넓다. 개인적으로는 금리를 2.25%로 올리면서 중립금리의 큰 범위에서 하단에 더 가까워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중립금리까지 왔다고는 보진 않아서 지금보다 1~2번 금리를 더 올려도 '긴축'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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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산금리를 크게 낮췄음에도 이날 빅스텝에 이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릴 가능성이 큰 만큼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조만간 다시 7%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걸려있는 대출금리 현수막 모습. 2022.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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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에 대한 의견은.

▶수개월 모니터링을 하면서 살펴볼 상황이라고 본다.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지금 판단하기는 성급하다. 경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고 경기와 물가상승률이 예상한 대로로 가는지, 가속되는지 등을 판단해서 종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다.

-25bp(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은 연내 빅스텝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 25bp씩 인상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펼칠 건지 방향성을 명확하게 알리고 정확한 시그널을 주려고 한 것이다. 이번 빅스텝으로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한 것이니까 앞으로는 점진적으로 상황을 보겠다는 의미다.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거나 한다면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언제 빅스텝을 하고, 언제 안 할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충분히 시장과 소통했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를 2.75%~3%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는지.

▶ 이미 6%대까지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2.75~3.0% 수준으로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2.75% 밑으로 갈지 3%까지 갈지는 주요국 금리 상황 등 여러 요인에 달려있지만 지금 수준에선 2.75~3.0%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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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소폭 상승,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전날에 비해 4.6원 내린 1307.5원으로 출발했다. 2022.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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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면담에서 한미통화스와프 논의를 할 건지.

▶한미통화스와프는 미국 재무부의 업무가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역할이라 직접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양국 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기로 두 정상이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추경호 장관과 옐런 장관 사이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환율이 높아지면서 통화스와프 관심이 높아진 건 이해하지만 1997년이나 2008년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않다. 이번에는 원화만 통화가치가 절하된 것이 아니라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하지 않는 일본과 중국은 절하 수준이 더 크다. 지금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비교하기 보다는 다른나라와 비교해보는 것이 더 맞다.

-미 연준이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수 있나.

▶미국의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이고 경기는 아직 잘 버티고 있어서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고 당연히 금리도 역전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과거에도 금리가 역전된 경우가 3차례 있었고 최대 100bp까지 차이가 났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수 있는지 대답하긴 어렵다. 다만 금리 격차 자체보다는 이에 따라 생기는 외환시장이나 자본시장의 영향을 보고 판단할 문제다.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보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 상황이 높은 수준은 아니라서 미국보다 빠르게 '자이언트스텝'을 갈 필요는 없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2%중반, 내년에는 2%에 가깝게 나올 것으로 본다. 아직 2% 밑으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큰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면 다시 정책 조정을 하겠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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