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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고환율·연준 행보…첫 3연속 인상[한은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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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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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사상 첫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현재의 물가오름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물가·고환율’ 상황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한·미 기준금이 역전이 눈 앞에 다가와 자본 유출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6%대 상승률에 ‘일단 물가부터 잡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로 외환위기 시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7월부터는 전기·가스 요금이 추가로 인상되는데다, 외식물가 등 서비스 물가 상승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어 7%대 물가 상승률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사람들이 얼마나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4%대에 육박하고 있는 점도 물가 상승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이나 정책에 이를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이같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하면 금통위가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심리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미 금리 역전 불가피, 환율·물가 자극 우려


미국의 정책(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빅 스텝 전망의 주요 근거로 거론돼왔다.

이날 금통위의 빅 스텝으로 현재 한국(2.2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금리 상단 기준으로 0.50%포인트다. 그러나 미 중앙은행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 이럴 경우 미국의 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0.2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화 약세 탓에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최근 달러화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0원선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금리역전이 발생히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경우 원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할 수 있어 경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경우 가계부채 부실화 등이 우려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도 빅 스텝을 하는 것이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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