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압박 불참 이스라엘·사우디 자극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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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무인기) 수백 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란 정부가 러시아에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무인기를 포함해 수백 기를 공급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드론이 이미 공급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란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산 드론 사용법을 교육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란은 공격용 드론 기술이 상당히 발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이란에서 드론을 제공받으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엔엔>(CNN)은 우크라이나군은 튀르키예제 공격용 드론을 쓰고, 러시아군은 정찰 및 전자전용으로 자국산 드론을 사용해왔지만 양쪽 모두 운용 가능한 드론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표적에 접촉하면 폭발해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리는 드론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왔다.
백악관의 이 발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중동 순방을 떠나기 하루 전에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이란에 대한 견제 강화가 핵심 주제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파기한 이란 핵협정의 복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양쪽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백악관이 이란의 대러 군사원조 정보를 공개한 것은 러시아를 압박하는 대열에 끼지 않은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움직여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즉 이란과 러시아가 한통속임을 강조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이란을 자신들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보고, 이란의 핵개발 움직임에 대해 미국보다 더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제공한 드론이 사우디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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