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천 소사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9분께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도로변에 정차중인 차량에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진화 후 차량 안에서 불에 탄 남성 A씨와 화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오후 11시 20분께 경기도 부천시 40대 여성 B씨의 집에 찾아가 폭행을 한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난 남성으로 보고 있다.
A씨로부터 폭행 등의 피해를 당한 B씨는 양쪽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고, 집 밖 계단에서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꿨는데도 누군가 집에 침입해 이불을 덮어 씌우고 때린 뒤 불을 냈다"면서 "이불에 불이 붙어서 외부로 대피했다"고 했다. 불은 오후 11시38분께 진화됐지만 입주민 15명이 대피했다.
특히 B씨는 A씨의 스토킹이 지속되자 경찰에 요청해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된 상태에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만나달라고 요구하며 직장을 여러 차례 찾아갔다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B씨를 지난 5월 3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한 뒤 스마트워치도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는 지인 사이"라면서 "B씨가 잠이 든 상태에서 A씨가 갑자기 나타나 이불을 씌우다 보니 스마트워치의 신고 버튼을 누르지는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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