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오늘의 미디어 시장

지상파 자회사도 같이 만들었는데 외주제작물? 방통위 기준에 외주제작사 '아우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상파 방송 30~35% 외주제작물로 편성

외주제작사 "예외 사례 인정해주면 의무 편성 비율 흐지부지 우려…생존 위협"

방통위 "편성 고시 의거…의문점 문제 제기 해달라"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주제작사의 외주제작물을 지상파에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하게 규정한 방송법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외주제작사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열악한 시장 환경에서 이 같은 사례가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외주제작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방송법과 방송프로그램 등의 편성에 관한 고시(편성 고시) 등 관련 법률에 따르면 KBS는 전체 방송 시간의 35%, MBC와 SBS는 30% 이상을 외주제작사 제작물로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외주제작물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2020년 방영했고, 지난해 평가 대상이었던 방송 프로그램 중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굿캐스팅'의 경우 SBS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S와 외주제작사가 함께 만들었다.

외주제작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방송한 프로그램 중 SBS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S에서 외주제작사와 공동으로 제작한 드라마가 있다. 그러나 이를 외주제작물로 인정했다"며 "방송법에 규정된 특수관계사(스튜디오S)가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인데, 이를 순수 외주제작물로 인정하는 것은 법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법 제72조는 '방송사업자는 해당 채널의 전체 방송 프로그램 중 국내에서 해당 방송사업자나 그 특수관계자가 아닌 자가 제작한 방송프로그램(순수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편성 고시에 따르면 외주제작사가 △작가 △주요 출연자 △주요 스태프와 계약 체결을 담당하거나 △제작 재원의 30% 이상을 조달하거나 △제작비 집행·관리 관련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등 다섯 가지 요건 중 세 가지 이상을 충족하고, 외주제작사가 실질적으로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이어야 순수외주제작 방송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지상파 자회사와 외주제작사가 함께 제작했지만 외주제작사에서 작가, 주요 출연자, 주요 스태프 계약을 체결한 것이 확인됐다. 외주인정자문위원회에서 편성 고시 기준을 충족하고, 외주제작사가 실질적으로 제작을 담당한 것으로 판단해 외주제작물로 인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특수관계자는 사실상 방송사와 같고, 방송사와 특수관계자를 한 묶음으로 보면 결국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관계에서 외주제작사가 (편성 고시의) 요건을 충족하면 되는 것"이라며 "편성 고시 요건에 해당하는 것을 외주제작사가 시행했는지, 영수증 등 증빙 자료를 통해 외주제작사가 제작비 집행을 했는지를 본다. 특수관계자가 개입됐다고 해서 단순히 외주제작물이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 실제 제작을 했는지를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공동 제작을 외주제작물로 인정한 사례가 '굿캐스팅' 1개 프로그램에 불과해 이 같은 사례를 일반화하는 것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외주제작사들은 이를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고, 결국 열악한 외주제작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외주제작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방송한 프로그램을 평가하는데, 지상파에서 지역 민방이 만든 프로그램을 순수 외주제작물로 들고나온다고 알려졌다"며 "이런 식으로 예외적인 사례를 인정해주면 다른 프로그램도 외주제작물로 인정해 달라고 할 것이다. 철저히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두 등 시장 환경 변화로 방송 시장이 위축되자 방송사에서는 외주 편성 비율을 없애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하나둘씩 예외 사례가 생긴다면 장기적으로 의무 편성 비율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며 "외주제작 시장 자체가 굉장히 열악한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외주제작사들은 방송 시장 대신 차라리 유튜브로 전향해야 할지 생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만약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경우 외주제작사에서 자문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하면 된다. 방통위에도 또 문제를 제기하면 보고가 되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며 "기준에 따라서 하지만 미처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의심되는 부분은 외주제작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종합해서 심의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오수연 기자 syoh@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