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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vs 권성동, 징계 효력 당규 해석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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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긴급 최고위 소집,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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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품위 유지의무 위반'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징계 시점, 처분 주체에 대한 당헌·당규 해석이 엇갈리며 당내에는 전운이 감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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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 징계 효력에 따른 당헌·당규 해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징계 처분 주체가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8일 새벽 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부터 무려 8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심판을 내렸다.

당원권이 정지되면서 이 대표의 '당대표' 직도 자연스레 사퇴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엄포했다. 자신의 '성 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 가지고 내려진 윤리위 징계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징계 처분 효력 발생 시점이 쟁점이 됐다. 직무 정지 시점을 두고 이날 오전부터 이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각기 다른 방향의 당헌·당규 해석을 내놓으면서다.

당규 윤리위원회 규정 제23조에는 "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따른 처분은 당대표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주요 당직자가 행한다"고 돼 있다. 당내 사법부에 해당하는 윤리위가 징계를 결정하면 행정 수반인 당대표가 집행하는 구조다. 문제는 징계 의결의 당사자가 당대표라는 점이다. 당규에는 당대표 본인이 징계 대상일 경우에 대한 예외 규정이 없다.

이 대표는 규정 그대로 해석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의 처분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리위원회 규정을 보면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주장에 따르면, 그는 '대표직' 권한을 통해 최고위를 소집한 뒤 자신에 대한 징계 처분을 안건에 올려 무효화 할 수 있게 된다. 징계 결정 후 열흘 내 소명기간이 주어지는데, 이때 최고위를 열어 징계 처분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징계 결정이 내려진 즉시 이 대표의 직무가 정지됐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 대표의 권한이 정지됐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권 원내대표의 주장에 따른다면, 최고위를 통해 윤리위 징계 처분을 보류할 수 있는 권한도 권 원내대표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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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서 당대표 권한은 정지된다"고 말했다. 당규 23조 2항을 근거로 든 것으로 보인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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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서 당대표 권한은 정지되고, (당대표의) 그 권한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당헌·당규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이런 주장은 당규 23조 2항 '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따른 처분은 당대표 또는 그 위임을 받은 주요 당직자가 행한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인 자신이 징계 의결에 따른 처분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권 원내대표 쪽에선 처분을 '위임'받은 윤리위원장이 이미 징계를 통보한 만큼 당대표 권한이 정지됐다고 보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권한을 행사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징계는 이대로 확정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불리는 김용태 최고위원도 해당 논쟁에 가세해 이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리위원회의 당규 23조 2항에 따르면 윤리위의 징계의결 처분은 당대표가 행하게 되어 있다"라며 "그러니까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이야기했지만 언제부터 당원권 정지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말씀을 못한 이유가 바로 이 처분에 대한 집행 권한이 당대표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로서는 이의제기와 가처분신청을 동시에 하셔야 된다고 생각된다"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윤리위의 처분을 집행하지 않으면 당원권 정지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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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했다. 회의 직후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이견 없이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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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규 23조를 둘러싼 '해석 논쟁'이 확산하자 국민의힘 지도부들은 이날 오후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들은 이견 없이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해석에 괴리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최고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해석에 대한 이견이 없었다"며 "당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만장일치로) 그랬다"라며 "당헌·당규가 일목요연하게 있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최고위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시점을 '징계 개시 직후'로 규정하면서, 이달 11일 개최되는 최고위는 권 원내대표의 주재로 열리게 됐다.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로 인해 이날 최고위에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윤리위 당규에 대한 해석 상 '징계권이 당대표에게 있다'고 계속 주장할 경우, 최고위 주재권을 두고 다시 한번 지도부 간 갈등이 빚어질 공산도 있다. 이에 '징계'를 받은 이 대표의 향후 대응 방침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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