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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가상화폐 혹한기] 코인 가격·거래량 급감에 파산 회사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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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래소 잔고, 1월 대비 20% 감소

국내 거래소 1분기 매출·순이익도 '뚝'

가상화폐 폭락에 투자자 신뢰 떨어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는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시장이 침체하는 시기를 이르는 말)’가 현실화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긴축적 통화정책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빠져나가고, 가상화폐를 매개로 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물가 상승세가 꺾여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 정도를 완화하면 가상화폐 시장이 일부 회복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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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현황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미국 금융당국의 '자이언트 스텝' 발표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반등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2.6.16 jin90@yna.co.kr/2022-06-16 14:41:33/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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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 빠져나가는 투자자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를 인용해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잔고가 지난 1월 20일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자금을 거래소에서 오프라인 지갑으로 이전해 지난 6월에만 비트코인 22만3000개가 비유동적 상태로 전환됐다.

이 중 14만개는 가상화폐 시장의 ‘큰손’들이 인출했다. 이들이 그동안 거래소에서 인출한 비트코인은 약 870만개다. 전 세계에 풀린 비트코인의 40%가 넘는 양이다. 미국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선 지난 2년간 비트코인 45만개가 인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로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꺾인 영향이다. 가상화폐는 올해 들어 주식과 함께 가격이 폭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연초에 각각 5300만원, 4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이보다 절반 이상 떨어진 2600만원대, 1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4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산 스테이블코인으로 알려진 루나, 테라USD(UST)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점도 가상화폐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그래도 비트코인이 2만 달러(약 2616만원)대에서 거래될 수 있었던 건 가상화폐 신봉자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4268억원이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1% 줄어든 2068억원이다. 빗썸 또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코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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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가격 급락에 파산 신청기업 속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량도 줄어들자 파산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폐 대부업체로 유명한 보이저디지털은 전날 미국 뉴욕 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털(3AC)에 6억5000만 달러를 대출해줬으나, 돌려받지 못해 자금 경색에 빠졌다. 고객의 가상화폐 인출 요구가 쇄도하면서 결국 파산법원에 보호를 신청했다. 스리애로즈캐피털은 루나에 2억 달러를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테라 사태가 발생한 이후 가상화폐 시장에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대출기업 볼드도 최근 가상화폐 인출과 거래, 예치를 중단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어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인출하기 위해 몰려드는 ‘코인런’을 겪은 탓이다. 볼드는 싱가포르 법원에 채무 지급유예를 신청하고, 긴급자금 수혈을 위해 주요 투자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가상화폐 대출업체 셀시어스도 같은 이유로 가상화폐 인출과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최근 전체 인력의 18%를 내보낸 것도 가상화폐 시장에 겨울이 왔다는 신호로 거론된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경기침체가 한 번의 ‘크립토 윈터’를 초래할 수 있고,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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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하반기... 美 긴축 완화 시 가상화폐 가격 반등 예상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어서 가상화폐 시장의 침체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물가 상승세가 3~4분기 중 정점에 오른 후에는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 정도가 완화돼 가상화폐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마이크 맥글론 연구원은 최근 분석을 통해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 증시가 회복하고, 가상화폐 시장도 활황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화폐 가격은 미국 증시 흐름과 연관성을 보였다. 증시가 호황일 때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크게 올랐다.

그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2000~2002년 닷컴버블 붕괴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며, 2018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후 2021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맥글론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세 조정기간이 지나고 기관투자자와 장기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더 견고한 시장이 구축되는 변화가 점차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정명섭 기자 jms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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