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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日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

‘7월8일’ 김일성-아베 사망…여전한 동북아 긴장[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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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전 7월8일 김일성 사후 동북아 긴장감 증폭

아베 총리 사망으로 日 평화헌법 개헌 가능성

日자위대 위헌 논란에서 벗어나면 동북아 위기감 고조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994년 7월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습당한 날로부터 정확히 28년 전인 이날 공교롭게도 북한 지도자인 김일성 전 주석이 사망했다. 지도력을 발휘하던 리더들의 사망이 동북아에 미칠 영향력을 우려하는 모습은 그때와 지금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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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월10일자 조선일보 1면


김 주석의 사망 소식은 이튿날인 1994년 7월9일 북한 중앙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김 주석의 사망 시점은 8일 오전 2시. 폐쇄적인 북한 사회였던 데다 통신도 현재처럼 발달되지 않았으나 김일성 사망이라는 메가톤급 이슈는 빠르게 전파됐다.

남측의 주요 신문들은 10일자 지면의 절반을 할애하며 김 주석의 사망을 소상히 다뤘다. 김 주석의 사망과 함께 1면에 나란히 배치된 기사들은 ‘전국 군경에 내려진 비상경계령’과 ‘북한의 회담 일정’ 관련이었다.

북한의 핵개발이 한창 뜨겁던 1994년 김 주석의 사망 소식은 응당 우리 군을 긴장시킬 요소였다. 더불어 동아일보는 ‘북미 제네바회담 일단 중단’을 1면에 내세웠고 한겨레도 ‘북미 회담 일단 연기’를 주요 소식으로 전했다.

한겨레는 “그(김일성)는 남한과의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주변 4강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질서에서 북한과 동일시되어온 존재였다”라며 “그의 사망은 지금까지 유지돼온 기존 질서의 한 축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평했다.

동아일보도 김 주석의 사망에 대해 “북한 내부와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 격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전문가 긴급대화를 통해 국내외 변화를 살폈고 경향신문은 ‘남북 관계 새판짜기 불가피’ 기사로 정세를 예상했다.

아베 전 총리는 김 주석과는 다르게 현재 권력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북아에 던질 긴장 수위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자위대를 유지하는 일본과 공격용 핵을 개발하던 북한을 비교해봐도 결론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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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석간신문들이 8일 선거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심폐 정지 상태가 된 아베 신조 전 총리 사건을 신문 1면 톱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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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베 전 총리가 일본 내에서 갖고 있던 정치적 영향력은 낮게 평가할 수준이 아니다. 일본 역사상 가장 재위 기간이 길었던 총리가 그다. 자유민주당 선거에도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위치다. 실제 아베 전 총리가 피습을 당했던 것도 선거 유세를 하던 거리에서였다.

이미 자민당의 선거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자민당이 1~2석 정도 더 가져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본은 기본적으로 자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동정론이 거세지면 생전 그가 주장했던 개헌과 일본의 재무장화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의 개헌선 확보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여론까지 등에 업는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일본은 세계 2차 대전 패전 후 헌법 조항에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른바 ‘평화헌법’이다. 이를 개정하면 자위대는 일본 영토를 지키는 것을 넘어 선제공격도 가능한 군대로 탈바꿈한다.

최근 이에 찬성하는 일본 국민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은 이를 결집할 힘을 가질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위대의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개헌 목소리를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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