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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 260억 투자하겠다"는 싱가포르 큰손, 직접 노래 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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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K팝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 7월 한국에 들어온 싱가포르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 데이비드 용(35) 대표는 목재 사업으로 3대째 이어져온 가업을 금융, 콘텐트 등으로 확장시킨 젊은 CEO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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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도 처음엔 중소기업이었잖아요. 제 2의 빅히트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싱가포르 거부이자 변호사, 금융업체 대표가 K팝 업계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수백억원 대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물론, 포미닛 출신 전지윤, 래퍼 키드밀리 등이 만든 곡으로 직접 음원까지 냈다. 싱가포르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의 데이비드 용(35) 대표다.

지난 5일 그가 발매한 '인 마이 포켓'은 K팝 신에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전지윤, 래퍼 키드밀리 등이 함께 했다. 용 대표는 "전지윤이 힙합 보컬을 가르쳐줬는데, 빠른 템포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면서도 "여름에 잘 어울리는 노래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K팝 투자하려고 직접 노래까지 부른 싱가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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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발매된 음원 '인 마이 포켓'은 작사, 작곡에 전지윤과 키드밀리, 몬스터나인이 참여한 힙합 곡이다. 멜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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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대표는 이번 음원 발표가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투자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는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하려면 아예 인사이더가 돼서 업계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7월 한국에 들어온 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서 업계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엔 포맨, 윤민수와 함께 발라드 곡을 내기도 했다.

"훌륭한 아티스트와 콘텐트를 가졌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 기획사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용 대표는 최근엔 선미, 뱀뱀 등이 속한 어비스 컴퍼니에 첫 투자를 했다. "빅히트도 처음엔 중소 기획사로 시작하지 않았나. 어비스가 미래의 빅히트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는 콘텐트 강자 없는 블루오션…미래의 빅히트 찾을 것"



용 대표는 음악 외에 콘텐트 제작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확장세가 한 풀 꺾인 모양새지만, 콘텐트의 퀄리티가 유지되면 언제나 수요는 있을 거라고 본다"며 "한국 콘텐트가 미국 시장에서 점점 확장하는 기세라 한국 콘텐트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 대표는 이어 "지금 동남아에선 음악‧콘텐트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가 없다"며 "최소 5년간은 여전히 블루오션일 것으로 보고, 투자 측면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 K팝, K콘텐트는 단연 1위이고, 한국에서 유명하면 동남아에서도 유명해진다"며 "한국에서 키운 K팝과 K콘텐트를 동남아로 퍼뜨리고, 역으로 동남아 아티스트들도 한국에 데려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260억 투자, 2배 이상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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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 시그니엘 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데이비드 용 싱가포르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 대표.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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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용 대표는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이기도 하다. 그는 "변호사가 된 것도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조부가 하던 목재사업을 이어받은 용 대표는 금융업, 요식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지금의 '에버그린 그룹 홀딩스'를 만들었다. 용 대표는 “2012년 내가 회사에 합류할 때 자산 3000만 달러 규모였는데, 2021년 기준 전체 자산 규모는 1억 달러(1300억원)로 늘었다"며 "현재는 싱가포르 국책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150여곳 중소업체에 빌려주는 금융업이 전체 사업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세우고, 오재창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를 고문으로 선임하는 등 국내 사업기반을 갖춘 용 대표는 "빠르면 2년 반 내로 2000~3000만 달러(약 260~390억원)를 한국 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일부 투자는 실패하고 일부 투자는 성공하겠지만, 다 합치면 투자금의 2~3배 이익을 낼 만큼 비즈니스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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