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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는 고등학고 3학년 학생 2.3%는 실제로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의 학업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교육 고통 지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 일반고 3학년생, 영재·특목·자사고 3학년생 등 5176명과 학부모 185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됐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 중 25.9%는 “학업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감으로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보고 치밀하게 생각했다”는 응답자는 2.8%, “계획한 대로 시도해봤다”는 응답자는 1.6%로 나타났다. 2021년 서울 고등학교 평균 한 학년 학생 수(225명)를 기준으로 볼 때 한 학년에서 58명은 자해·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고 6명은 구체적으로 계획해봤으며 3~4명은 실제 시도해봤다는 뜻이다.
특히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 학생 비율은 특목고·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높았다. 자해·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봤다고 답한 비율은 일반고 3학년에서 24.9%, 특목·자사고 3학년에서 30.9%로 나타났다.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실제로 시도해 봤다는 응답은 일반고 3학년이 1.4%인 반면 특목·자사고 3학년은 2.3%로 1.5배 가량 높았다. 특목·자사고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그만큼 더 심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학업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불안·우울감의 정도도 특목·자사고에 다니는 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높았다. “학업이나 성적 때문에 불안하거나 우울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특목·자사고 3학년 64.0%, 일반고 3학년 56.9%로 7.1%포인트 차이가 났다. “학업이나 성적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응답도 특목·자사고 3학년(65.3%)이 일반고 3학년(63.0%)보다 높았다. “학업이나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특목·자사고 3학년(36.4%), 일반고 3학년(35.9%)였다.
자녀가 특목고나 자사고에 다니는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도 일반고 학부모에 비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고 3학년의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는 23.5%였지만 특목·자사고 3학년은 그 두 배가 넘는 60.3%에 달한다. 월평균 사교육비가 2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은 일반고 3학년 1.4%, 특목·자사고 3학년 9.2%로 6.5배나 차이가 났다.
“경쟁교육과 대학입시로 고통받고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 비율도 특목·자사고(75.0%)가 일반고(58.8%)보다 높았다.
전체 학생의 81%와 학부모의 80.9%는 경쟁교육과 입시로 인한 고통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기홍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심각한 우울감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면 이는 반드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병리적 현상”이라며 “정부는 이달 말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후 공론화 과제로 ‘경쟁교육으로 인한 학생 고통 해소’를 설정해 대책을 마련하고 대학서열화 해소와 입시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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