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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백신도 자연면역도 뚫는다…코로나 불씨 다시 지핀 'B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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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일 부산 연제구 연제구보건소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PCR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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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 불씨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건 BA.5(비에이파이브)라고 명명된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다. BA.5의 전파력과 특성, 또 BA.5가 몰고 올 파고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지 정리했다.



BA.5, 무슨 뜻?



코로나19 변이는 초창기 코로나 바이러스(우한주)를 기준으로 유전자가 하나 이상의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중에서도 눈에 띄게 다른 특성을 가진 변이가 등장하면 그리스 알파벳을 붙여 이름을 붙인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영국발, 남아공발 등 지역명을 따서 붙이기도 했지만, WHO는 이런 관행이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이제는 알파, 베타, 감마 등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짓는다. 오미크론 변이도 15번째 그리스 알파벳 ‘오미크론(ο)’을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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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인 BA.5는 무슨 뜻일까. 코로나19 변이와 관련된 세분화된 명명법은 지난해 5월 만들어졌다. 전 세계 각국에서 변이가 난립하자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과 에딘버러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팽고(Pango) 연구팀은 공통의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일정한 규칙을 정했고 WHO도 이 기준법을 사용해 변이 바이러스를 분류하고 있다. 이름은 크게 알파벳 접두사와 숫자 접미사로 구성된다. 알파벳 접두사의 경우 대문자를 단독 또는 조합하여 사용한다. 알파벳 ‘I’와 ‘O’는 숫자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대문자 조합을 예로 들자면 AA, AB…AZ로 이어지고 그 이후엔 BA, BB 등으로 순서에 따라 지정된다. 뒤에 나오는 숫자 접미사 내의 마침표는 ‘~의 후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B 계통에서 첫 번째로 확인된 후손은 B.1로 명명되고, B.1에서 일곱 번째로 확인된 후손은 B.1.7이 된다. 이를 BA.5에 적용해보면 해당 변이는 BA계통에서 나온 5번째 후손이다. 오미크론 오리지널 바이러스는 이 명명법에 따르면 BA.1으로 불린다.



BA.5, 전파력 빠르고 기존 면역 회피 특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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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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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세부계통 바이러스 중 BA.5가 유독 주목받고 있는 건 빠른 전파력 때문이다. 영국 보건청 자료에 의하면 BA.5의 전파 속도는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35.1%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BA.5는 현재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며 확진자 수를 다시 불리고 있다. WHO는 지난달 20일~26일 신규 발생은 428만명으로 직전 주보다 20.3% 증가했다고 밝혔다. 3주 연속 확진자가 증가 추세다. 특히 BA.5 변이 검출률이 49.7%까지 증가한 독일의 경우 코로나19 신규 발생이 4주 연속 증가했다. 이스라엘도 BA.5 변이 비율이 57%까지 치솟으면서 한 달 전 5000명대를 기록하던 하루 확진자가 1만5000명대까지 증가했다.

특히 BA.5는 전파력이 강한 동시에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돌파감염과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은 과거 백신 접종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긴 항체를 BA.4와 BA.5 변이가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BA.1과 BA.2에 비해 BA.4와 BA.5는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은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감소시키는 능력이 3배 강한 것으로 관찰됐다”면서 “이는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기존 감염자가 많은 집단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국내서도 조만간 BA.5 우세종…하루 최대 20만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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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의 경우 지난주 기준 국내 감염 사례 중 BA.5 변이 검출률이 24.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BA.5 검출률이 직전 주 7.5%에서 24.1%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볼 때 2주 이내 BA.5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BA.5 확산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2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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