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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조선 왕의 글씨 엮은 책은 어떻게 미국으로 건너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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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개최

'열성어필' '백자동채통형병' 등 문화재 40여점 전시

뉴스1

열성어필. (문화재청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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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외국으로 반출됐다 돌아온 문화재 40여점을 한 자리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7일부터 9월25일까지 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연다고 6일 밝혔다.

전시는 1부 '나라 밖 문화재',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 3부 '현지에서'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 '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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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동채통형병.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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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다.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도 양호해 국내에서 전시,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은 유물로 꼽힌다.

'열성어필'은 조선시대 왕의 글씨(어필)를 탁본해 엮은 책이다. 1722년에 간행된 이후 3년만인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해 묶은 드문 형태다.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아울러 한강 동호(東湖·뚝섬에서 옥수동에 이르는 곳) 일대에서 선비들이 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독서당계회도'도 일반 관람객과 만난다. '독서당계회도'는 지난 3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경매에서 구매해 국내에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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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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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우리 문화재가 외국으로 나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가 유출했으나 민간과 정부가 힘을 모아 2006년에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과의 공조로 존재를 찾아낸 뒤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돌아온 보물 국새 3점이 전시된다.

'황제지보'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할 때 쓴 국새다. '유서지보'는 왕이 지방 관원에게 내린 명령서(유서)에, '준명지보'는 세자시강원(조선시대 세자 교육 기관)의 관리를 임명하는 문서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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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의 당의.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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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문화재 환수의 여러 방법을 보여준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기관에서 기증받은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2015년), 한미 간 수사공조로 불법성을 확인하고 환수한 '호조태환권 원판'(2013년) 등이 대표적이다. 덕혜옹주가 어릴 때 입었던 예복인 당의와 스란치마는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호조태환권 원판'은 근대적 화폐제도 도입에 따라 구화폐를 회수하기 위해 발행한 교환권의 인쇄 원판이다. 호조태환권은 실제로 유통되지는 못했지만 조선이 만든 최초의 근대적 화폐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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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석.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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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기증 방식으로 들여온 '문인석'(능 앞에 세우는 문관 형상의 돌)과 '면피갑'도 있다. 문인석은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이 불법성을 인정하고, 반환을 결정해 2019년 3월 돌아올 수 있었다.

조선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도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이 조건 없이 우리나라에 기증, 2018년 제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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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갑.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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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국내로 환수되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도록 노력한 그간의 성과를 다뤘다.

한편, 출품작 중 가장 오래전에 환수된 문화재는 2005년 독일에서 영구대여방식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의 화첩과 같은 해 일본에서 반환받은 '북관대첩비'가 있다.

북관대첩비는 환수 이듬해인 2006년 원래 있던 북한 함경도 길주(김책시)로 반환됐고, 복제본은 현재 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 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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