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과 맺은 주교 임명 협정을 옹호하며 오는 10월 시효 연장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은 5일(현지시간)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협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0월에 갱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2018년 9월 중국 정부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신 교황청은 중국 당국이 자체 임명한 주교를 승인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2년 기한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그해 10월 발효된 이 협정은 2020년 시효가 한차례 연장됐으며, 다시 그 기한이 다가오면서 교황청과 중국 측이 추가 연장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과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교황의 의중이 실린 교황청 대중 정책의 산물이다.
특히 교황을 따르는 중국 내 '지하 교회'와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가톨릭 교계 간 오랜 분열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대략 1천20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중국에서는 사제와 주교가 당국의 관리 아래에 있는 교회에서만 배출됐고, 교황청은 협정 체결 이전에는 이를 인정해오지 않았다.
교황청은 이 협정이 중국 내 교회 활동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것은 물론 교계 통합과 종교 자유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교계 일각에서는 해당 협정이 중국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교황은 '한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단계적으로 협정의 목적으로 이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외교란 그런 것이다. 상황이 막혀있을 때 이상적인 방법이 아닌,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자,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교황청과 중국의 외교 관계는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한 뒤인 1951년 단절됐다. 교황청으로 대표되는 바티칸시국은 유럽에서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유일무이한 국가다.
로이터의 교황 인터뷰는 지난 2일 교황 관저로 쓰이는 바티칸 방문자 숙소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90분간 진행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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