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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한풀 꺾인 2분기 원자재값…물가 정점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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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올 2분기 일제히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올 2분기에 1분기 말 대비 3.9%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초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6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밀, 옥수수, 대두 등 곡물 가격도 3월 말보다 하락했으며 면화 가격은 5월 초 최고가 대비 30% 이상 밀렸다. 구리와 목재 가격은 2분기에 각각 1분기 말 대비 22%, 31% 하락 마감했다.

원자재 가격은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공급망 혼란 △지난해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곡물 수확량과 연료 비축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폭등했다.

하지만 WSJ는 최근 이러한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달 18∼24일 일주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21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대치다. 미국, 유럽 등의 작황 환경이 개선되면서 밀, 옥수수, 식물성 기름 등의 공급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또 높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주택시장을 냉각시켰고 이는 목재 등 건설자재 가격을 끌어내렸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미국 소비지출 둔화는 면화와 구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원자재 시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가격이 진정됐다는 분석도 있다. 트레이시 앨런 JP모건 원자재 전략가는 지난달 17~24일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150억달러 상당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4주 연속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루이스 내빌리어 내빌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식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대중(對中) 관세 인하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40년래 최악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의류·학용품 등 소비재에 대한 관세 중단, 중국산 제품 수입업자가 관세 면제를 요청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5일 영상 통화를 하고 미국의 대중 관세 등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류 부총리는 통화에서 대중 관세 철폐, 기타 대중 제재 해제,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대우 철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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