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보조금을 아파트 입주민 등 소비자가 신청한 후 충전 수요나 환경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형태다.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보조금을 신청하면 충전 수요와 상관없이 무분별한 설치 사례나 불필요한 외주 영업비 사용 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수요처가 직접 충전기를 설치하고, 이에 따른 초기 투자비를 정부가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또 투자시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에스코(ESCO) 사업도 고려할 수 있다. 시설 관리는 아파트 관리소나 충전사업자에게 맡겨 일정 관리비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사용처를 노후 아파트에 변압기 등 전기시설을 보완하는 데 쓰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 오래된 아파트 중에는 수전 용량이 부족해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완속 충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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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파트 등의 수요처가 충전사업자가 아닌 한국전력과 직접 거래하면, 충전요금도 지금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정부 보급 사업 초기 때 비공용 충전기를 설치한 약 1만기 이상의 충전기는 현재도 한전의 일반 전기요금과 비슷한 ㎾h당 100원 안팎에서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과 충전요금 할인제도가 폐지되면서 전기차 이용자들 사이에선 비공용 충전기 설치를 시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충전 업체 한 대표는 “아파트 입주민단체 등 소비자가 직접 충전기를 선택해 설치공사까지 한다면 비싼 충전요금을 쓸 일이 없다”며 “보조금 지원 대상이 사업자에서 소비자로 전환된다면, 사업자입장에서도 수익구조를 개선할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사나 서비스 업체들은 국가 보조금에 의존하면서 정부 입찰 기준에만 맞추다 보니 제품 단가를 낮추는 것 이외 기술 발전이 크게 더딘 상황이다. 매년 줄어드는 보조금 때문에 오히려 제품 완성도나 서비스 품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해외 다른 국가와 달리 시장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나 기술 고도화는 찾아볼 수 없다 보니 국내 충전기는 외형이나 성능, 기능도 전부 비슷하다. 반면 해외는 충전사업자의 수익성과 소비자 환경에 최적화된 중·저속 충전기나 다른 유통·통신 분야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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