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당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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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당 혁신위원회의 첫 워크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친윤계 의원들이 “혁신위는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비판하는 걸 감안해 일단 한 발 떨어져 있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날 아무런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이틀째 두문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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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해결” 공언한 李
운명의 한 주가 열린 이날 당내 전운은 짙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높지 않은 것에 이 대표의 책임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저 때문이라고 하기엔 저한테 역할이 너무 없다”며 “제가 역할을 맡으면 (윤 대통령 지지도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일 방송에 출연해 “당 대표는 윤리위원회 해체 권한도 있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리위 국면에 몰린 건 결국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의 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당내 견제 세력들 때문”이라며 “두 번의 선거가 끝나고 휴지기로 접어들면서 당내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이 대표를 상대로 한 견제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친윤계의 공격이 이번 윤리위 국면의 실체라는 게 이 대표의 시각이다. 친윤계인 박성민 의원이 지난달 30일 돌연 비서실장을 사직한 것을 두고도 이 대표 측에서 “박 실장 사직 직후 ‘나머지 지명직 지도부 관계자들이 모조리 보직을 내놓는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이 돌았다. 이게 어디서 나온 것이겠냐”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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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징계 안 하면 지지율↓”
이날 이 대표 지지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는 “이 대표가 실제 징계를 당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여럿 올라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 형성된 반(反)이준석 기류는 쉽게 해소될 기미가 없다. 친윤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이 대표 본인이 자극적 언사와 가벼운 행동으로 당 곳곳에 스스로 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표심 분석 결과 이 대표를 위시한 20대 남성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는 ‘이준석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은 “지역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 대표를 성토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 대표를 징계하지 않으면 지지율이 떨어질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징계한 것도 아닌데 친윤 세력을 가상의 적으로 만드는 이 대표의 거짓말은 정말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윤리위 결정이 어느 쪽이든 국민의힘 내부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 대표가 ‘최악의 경우 윤리위 결정에 불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후폭풍이 적잖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원내 중진 의원은 “뚜렷한 증거 없이 이 대표를 징계 했다간 역풍이 불 것이고, 당내 사퇴 촉구 여론에도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 등과 마주한다. 윤리위 전날(6일) 열리는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대면이 예정돼 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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