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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경제 경착륙 못피해…더블딥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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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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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조사국이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더블딥'과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마저 제시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 -1.6%(연율)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2.1%로 뒷걸음쳤을 것이라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분석 이후 연이어 나온 것이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경우 본격적인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의회조사국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경착륙·스태그플레이션 가운데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한 규모로 신속히 없애려면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제 연착륙은 드물다"고 진단했다.

의회조사국은 1965년, 1984년, 1994년 통화긴축 후에도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언급과 관련해 "1965년과 1994년에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았다. 1984년도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5% 아래였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과 비교했다. 또 "1950년대 이후 모든 경기 후퇴는 장기간 금리 인상 후에 일어났다"면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고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는 연착륙보다 경착륙이 더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뜨거워진 물가를 잡으려고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다 보면 실업 등 고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의회조사국은 경기 부진에 이어 회복기에 짧게 접어들었다가 다시 후퇴하는 더블딥 현상도 우려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확산 초기였던 2020년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지난해 반짝 경제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바닥으로 향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더블딥이 현실화하면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이후 40년 만에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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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신속하게 올리지 않으면 경제 침체 속에서 물가 상승만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의회조사국은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막고 충분한 수준의 금리 인상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2020년 이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불안 요인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외부 변수가 해소되면 글로벌 경제 방향을 새롭게 바꿀 수도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해 "현재 우리는 물가가 더 높고, 공급 충격은 많으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에 있다"며 "경기 후퇴를 유발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꽤 도전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경제 연착륙이 쉽지 않다고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통화 긴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보다 나은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틀랜타 연은이 실시간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분석하는 'GDP 나우' 예측 모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미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2.1%로 예측됐다. 애틀랜타 연은은 2분기 전망치를 지난달 27일 0.3%에서 30일 -1%를 거쳐 이달 1일 -2.1%로 떨어뜨렸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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