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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주가 하락이 문제 아니다, 심각한 미국 경제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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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미국,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고꾸라지나

1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82% 하락한 3만775.4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8% 떨어진 3785.38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3% 하락한 1만1028.74에 마감했습니다.

[오늘 주식 투자에 도움되는 미국 경제 상황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yB__ZM8KgP0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테크주엔 최악의 상반기’,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나이키 실적 다시 보기’를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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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미국의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GDP 나우’의 2분기(4~6월) 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GDP 나우는 2분기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발표했던 0.3% 성장 예측에서 확 떨어진 것입니다. 방송에서 구체적인 미국 경제의 향방을 가늠해 보겠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오늘 주식 투자에 도움되는 미국 경제 상황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yB__ZM8KgP0



◇ 테크주엔 최악의 상반기

S&P500은 올 들어 20.6% 하락하면서 1970년(21% 하락) 이후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1971년 개설된 나스닥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올 들어 29.5% 하락했습니다. 작년 11월 고점부터 따지면 31% 이상 떨어졌습니다. 빅테크들도 큰 하락세를 피하지 못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올 들어 71%나 폭락했고,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52%나 폭락했습니다.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각각 23%, 25%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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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있는 나스닥 거래소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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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중 금리 상승세는 테크주의 미래 가치 평가를 낮췄고 이에 따라 테크주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입니다. 일부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는 중소형 테크주들의 하락폭은 더 컸습니다. 주로 이런 혁신 기술주에 투자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경우에는 올 들어 56%나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테크주 하락 때는 하락세가 연중 지속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다음으로 테크주에 최악의 한 해는 2002년 닷컴 버블 붕괴 때입니다. 당시 상반기에 25% 하락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8.7% 추가 하락해서 연간으로 31.5% 하락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상반기에 13.5% 하락한 후에 하반기 때는 31.2%로 낙폭을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가 나스닥이 상반기에 10% 이상 하락한 과거 8차례의 사례를 분석해 봤더니 상반기에 평균 18.5% 하락한 후에도 하반기에 추가로 평균 5.8% 하락했습니다. 연간으로는 평균 21.7% 하락했습니다. 다만, 과거 데이터가 반드시 미래 주가를 예측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날 경기 침체 우려 등을 반영해서 금리와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경기 침체는 기업들의 실적 하락 우려를 키우지만, 테크주로 봐서는 장기적으로 성장이 희귀해져서 다시 테크주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98%를 기록했습니다. 전날보다 0.12%포인트 하락한 것입니다.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연 2% 대로 내려온 것입니다. 지난 14일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연 3.5% 가까이 올랐지만 이후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한 것입니다.

국제 유가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3.7% 하락한 배럴당 105.7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에서는 8월 증산 규모를 기존에 합의한 대로 하루 64만8000배럴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다음달 중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재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한 것입니다.

한편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주들은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는 6월에 15% 가까이 상승해 5월의 2.6% 상승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승폭은 2019년 초 이후 가장 큰 것입니다. 중국 당국이 테크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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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행사장에 붙어 있는 마이크론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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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마감 후 D램과 낸드 중심의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3~5월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86억4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86억3000만 달러보다 다소 좋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2.59달러로 월가 전망인 2.44달러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2% 넘게 떨어져 거래되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 예측에 못 미치는 가이던스(전망 제시)를 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을 68억~76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인 91억 달러보다 훨씬 적은 것입니다. 향후 PC와 스마트폰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입니다.

◇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미국의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GDP 나우’의 2분기(4~6월) 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GDP 나우는 2분기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발표했던 0.3% 성장 예측에서 확 떨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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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나우에서 전망한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추이. /자료=애틀랜타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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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미국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1분기 -1.6% 성장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분기별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으로는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얘기입니다. 지난달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분기 성장률 전망을 조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2분기에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먹구름이 더 강해졌다고 전망하게 된 것은 이날 나온 개인소비지출 데이터 때문입니다.

이날 미 상무부는 5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개인소비지출(PCE)이 전달보다 0.4%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 들어 처음 하락한 것입니다. 4월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도 0.7%에서 0.3%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3월의 증가율은 0.5%에서 0.3%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을 조정한 수치로, 물가 상승을 빼고 나니 개인소비가 뒷걸음 쳤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미국의 소비가 견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는 얘기입니다.

전날 발표된 1분기 GDP 확정치에서도 소비 증가율이 잠정치의 3.1% 증가에서 1.8% 증가로 하향 조정됐었습니다.

소비자 심리 지수도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놀라면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콘퍼런스 보드가 집계한 6월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월(103.2)보다 크게 하락해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콘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설문에 참가한 응답자 중 30%가 향후 6개월 동안 비즈니스 조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었습니다. 지난 24일 미시간대가 집계한 6월 소비자태도지수는 50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미시간대 집계 소비자태도지수가 인플레이션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JP모건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35%의 미국 가계가 지출에 부담을 갖고 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비중이 10% 포인트가 높아진 것입니다. 페롤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비용 지출에 대응해서 대출을 늘리는 한편 보유 현금을 헐어서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소비자물가 만큼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5월 PCE 물가는 전년 대비 6.3%를 기록했습니다. 전달의 6.3%와 같았습니다. 월가 전망인 6.4%보다 낮은 것입니다. 3월의 6.6%에서 피크(정점)를 찍고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6%로 전달의 8.3%, 3월의 8.5%보다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물가 불안감을 낮추는 숫자입니다. 개인소비지출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포괄하는 범위가 넓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PCE 물가 상승률도 4.7%를 기록해서 월가 전망(4.8%)보다는 낮았습니다. 전달(4.9%)보다 0.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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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주황색) 추이. /자료=미 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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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비지출은 줄고 개인소비지출 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는 덜 뛰는 걸 보면, 현재 연준의 긴축이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는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 나이키 실적 다시 보기

스포츠화 시장의 세계 1위 기업 미국 나이키는 지난 6월 27일 장 마감 후 2022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2023년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28일 주가는 6.99% 하락했습니다.

나이키의 지난 분기 실적은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로 인한 중국 봉쇄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국 매출이 부진했고, 미국 또한 매출이 감소했지만 아시아, 유럽지역의 매출이 좋았고 나이키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NIKE Direct(나이키의 오프라인, 온라인 직판채널, DTC)가 지속 성장하면서 수익성도 양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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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의 한 나이키 매장 건물 외벽에 내걸린 나이키 로고.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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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 2023년 실적에 대해 매출은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을 통해 5~7% 성장하겠지만 수익성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상 운임 등 물류 비용이 급증했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완제품, 반제품 재고가 증가해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나이키의 지난 분기말 재고는 8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물류 비용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현재 모든 제조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 SCFI(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지난 주 4216.13 포인트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 4배 정도 상승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높은 운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운반할 선박이 부족해 운임이 하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사들은 현재 운임수준에 장기공급계약을 늘려가고 있어 제조기업들은 높은 운임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육상 물류 비용 또한 상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에 원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원가 절감 능력에 따라 향후 수익성에서 큰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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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 추이. /자료=상하이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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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나이키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밝혔습니다. 수요는 견조한데 오히려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비용이 상승하고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이키는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NIKE Direct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제품 수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나이키와 같이 강한 브랜드력을 가진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방어해 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점차 경쟁에서 도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통해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가게 될 지 향후 기업들의 실적과 사업전략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테크주들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미래 가치보다는 당장 돈을 버는 게 중요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해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당장 미국 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합니다. 물가 잡기도 중요하지만, 소비 고통까지 불러와서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 병목과 물류 비용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소 풀리고는 있다고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먼 길처럼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업들이 있는지 찾아 봐야 하겠습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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