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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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략’과 ‘중국의 도전’을 우선 과제로 규정한 ‘2022년 전략개념’을 채택했다. 나토 전략개념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나왔다.
이번 전략개념은 중국을 10여 차례 언급하면서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명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나토의 전략개념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반영한다”며 “중국은 우리 가치를 공유하지 않으며,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의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해치려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2010년엔 대테러·아프가니스탄·발칸반도·해적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찼지만, 2022년에는 중국·기후변화·사이버전으로 키워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전략개념은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전략적 불투명성을 유지하며,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치·경제·군사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나토 동맹국을 표적으로 하는 악의적인 하이브리드 및 사이버 작전, 대립을 일삼는 언사, 허위정보 등으로 동맹 안보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요 기술과 산업, 기반시설, 전략적 자재 및 공급망을 통제하고, 경제적 지렛대를 이용해 타국을 전략적으로 종속시키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고 봤다. 나토는 “중국은 우주·사이버·해양 영역을 포함해 국제질서를 전복하려고 시도한다”며 이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미, 폴란드에 병력 상시배치 … 러 인근 처음
30일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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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의 입지도 강조했다. 전략개념은 “인도·태평양 역내의 상황 전개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나토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역을 넘어서는 도전과 공동 안보 이익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러시아는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언급했다. 앞서 2010 전략개념에선 러시아를 ‘나토의 전략적 파트너’로 표현했지만, 이번엔 ‘러시아를 파트너로 간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의 침략 전쟁은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안보 환경을 심각하게 변화시켰다”며 “가혹하고 불법적인 침공, 반복적인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 극악무도한 공격과 잔학 행위 등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파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포린폴리시(FP)는 “나토가 중국으로 관심을 확대하며, 새로운 전선이 그려지는 ‘글로벌 신냉전’이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중국에 대한 나토의 입장 변화는 ‘중국 위협’을 강조해온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전략개념이 ‘나토 동맹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WP는 “(이번 전략개념은) 세계 안보질서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나토 회원국에 군사력 대폭 증강 계획 |
전략개념은 “나토의 문은 유럽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 열려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추진했던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나토는 부쿠레슈티에서 내린 결정과 모든 후속 결정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국’과 ‘반(反)국가 행위자와 화학무기 사용에 의존하는 나라’로 이란·시리아·러시아 등과 두 차례 언급됐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적대적 공격에 나토 헌장 제5조(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동대응)를 발동할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29일 투르크메니스탄의 카스피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가운데). [타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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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유럽에서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며 우리의 집단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미군이 폴란드에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를 상시 주둔시키기로 했다고 전하고 미군이 러시아 주변국에 부대를 상시 배치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폴란드에 첫 미군 상시 주둔을 포함해 냉전 이후 유럽에서 최대 규모의 전력 증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나토는 유럽을 어지럽히고 아시아·태평양까지 위험에 빠뜨리려는 행위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로 손을 잡고 지역 안보를 수호할 철옹성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튀르키예, 미국 F-16V 구매 가능해질 듯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그곳에 (나토의) 병력과 군사시설이 배치된다면 우리는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똑같은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한 튀르키예(터키)는 미국으로부터 신형 F-16V 전투기 구매와 기존 F-16 전투기의 현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9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박형수·박소영 기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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