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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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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대사관 폭격 잊을수 없다"…23년전 사건까지 꺼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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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나토가 세계 평화의 도전” 반발

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로 G7·나토에 반격

중앙일보

29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상하이협력기구 헌장 서명 20주년을 맞아 열린 ‘상하이협력기구:역사, 현황 및 전망’ 원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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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을 ‘제도적 도전(the systemic challenges)’으로 규정한 전략개념을 채택하자 중국은 “나토가 세계 평화의 제도적 도전”이라며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보다 격앙된 어조로 나토의 신전략개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토의 이른바 신전략개념 문건은 사실을 무시하고 흑백을 뒤바꿔, 중국을 ‘제도적 도전’이라고 잘못 평가하고, 중국의 대외 정책을 먹칠했고, 중국의 정상적인 군사 발전과 국방 정책을 왈가왈부하며 대결과 대항을 부추기는 등 냉전 사상과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가득하다”며 “중국은 엄중히 우려하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인민은 23년 전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나토 폭격기가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죄행을 잊을 수 없다”며 “나토야말로 세계의 평화·안정의 제도적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신전략개념 문건 표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중국을 ‘제도적 도전(the systemic challenges)’으로 규정했다. [나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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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토 회원국들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를 통해 12년 만에 새 전략 개념을 승인했다. ‘2022 전략개념’은 러시아를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정의했으며, 중국을 사실상 위협으로 적시했다. 나토가 미래의 청사진 격인 전략 개념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현재 나토는 촉각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뻗치고 냉전 사상을 수출하고, 진영 대결을 복제하려 도모하고 있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손해를 끼치고 단결과 협력을 파괴하려는 행위는 모두 중국 인민과 아·태 인민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며 목적은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중국을 겨냥한 근거 없는 비난과 도발적인 언행을 멈추고 냉전 사상과 제로섬 게임이라는 철 지난 이념을 버리고 미신과 같은 군사·무력을 포기하고 절대적 안전이라는 잘못된 수법으로 유럽을 어지럽히고 아시아·태평양까지 위험에 빠뜨리려는 행위 역시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이용해 나토를 견제했다. 왕 부장은 29일 왕 부장은 이날 상하이협력기구 헌장 서명 20주년을 맞아 열린 ‘상하이협력기구:역사,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열린 원탁회의에 참석해 “각종 전통·비전통 안보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손을 잡고 지역 안보를 수호할 철옹성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그는 “공평정의를 수호하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선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자”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화상 정상회담으로 독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견제한 데 이어, 나토 정상회담에는 SCO 카드를 내세운 셈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조만간 개최될 바이든-시진핑 회담을 고려해 중국이 외교적 반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양제츠(楊潔篪)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 주임은 지난 13일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양국 관계와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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