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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중국 “나토, 영역 넘어 집단대결 추진…결연히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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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근년 들어 나토가 지역과 영역을 넘어 집단대결을 고취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고도로 경계하고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평화 추구와 발전 도모, 협력 촉진은 시대의 조류며 전 세계 사람들의 공통된 희망”이라며 “냉전 사고를 고수하며 집단 대항을 추진하고 패거리와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민심을 얻을 수 없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오 대변인은 한·일 등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대한 직접 비판은 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수주의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 고전 『맹자(孟子)』를 인용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의 나토 회담 참석을 비난했다. 사설은 “중국의 선현 맹자는 ‘군자는 위험한 담장 옆에 서지 않는다(君子不立于危墻之下·군자불립우위장지하)’고 했다”며 “나토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담벽”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나토의 아태 확장에 영합하는 것은 늑대를 집으로 부른 것과 다르지 않다”며 “만일 나토와 친하게 지내며 자기도 모르게 냉전의 화근을 아태로 끌어오는 것은 술은 마셨지만 자기는 음주운전자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를 비판하는 칼럼도 게재했다. 리카이성(李開盛)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가치관 외교는 세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요인이지 결코 무슨 복음이 아니다”며 “(가치관 외교는) 국가 이익의 전체적인 인식을 모호하게 하고 비이성적인 정책을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이임하는 니콜라 샤퓌 주중 유럽연합(EU) 대사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만나 “중국과 유럽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며 “특히 제도적 라이벌은 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29~30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전략 개념’을 수정하면서 중국을 ‘제도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려는 데 대한 유럽의 반대를 촉구한 외교적 수사로 풀이된다.

장쥔(張軍) 주유엔대표부 중국대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중국은 일부 세력이 나토의 촉각을 아태로 뻗치도록 선동하는 데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토의 몇몇 지도자는 말끝마다 타국을 위협하고, 실제로도 나토가 세계 곳곳에서 말썽을 일으킨다”면서 “군사동맹에 의지해 ‘아시아·태평양판 나토’를 규합한다”고 주장했다.

나토에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천빙(陳冰) 선전(深圳)위성방송 특약 평론가는 지난 28일 “유럽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하는 주요 기관은 EU이지 나토가 아니다”며 “경제와 무역, 다른 영역의 협력을 이용해 나토의 유럽 회원국이 인도·태평양 안보 영역으로 손을 뻗치지 못하도록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토 내부의 친중 세력을 돕는 분리 대응을 촉구한 셈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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