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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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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초읽기…튀르키예 반대 입장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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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전날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행사장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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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 전날인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가 핀란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핀란드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3국 간 협정에 “터키는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마드리드의 나토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길을 열어주는 합의에 도달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가 기존 입장을 철회하면서 29일부터 본 일정이 시작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70년 이상 유지해 온 중립 입장을 포기했다. 양국은 나토에 합류하기로 하고 지난달 18일 함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나토는 즉각 환영하면서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약속했고 대부분 회원국들도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튀르키예만 양국이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을 지원한다며 반대했다. 나토 규정상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30개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해 튀르키예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튀르키예와 스웨덴, 핀란드는 무기 수출과 테러와의 전쟁 등을 포함하는 튀르키예의 우려 사항에 대처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스웨덴, 핀란드가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시리아 연계 세력을 포함한 튀르키예 단체들을 단속하고 관련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9년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 군사 공격을 단행한 데 책임을 물어 튀르키예에 부과한 무기수출 금지도 해제하기로 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국민이 쿠르드족 무장세력의 인도를 양보로 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국민도 이번 합의가 스웨덴의 안보를 위해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주요 동맹국 정상들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 때문에 우리의 빛나는 동맹이 더 강하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세 나라가 결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가 반대 입장을 돌연 철회한 다른 이유나 이면 합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미국산 전투기를 언급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터키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에 F-16 전투기의 현대화 및 추가 도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2017년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한 이후 미국에서 최신예 전투기인 F-35 등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이 F-35를 속속 도입하자 튀르키예는 대신 F-16 현대화를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가 나토 확장 반대를 지렛대로 삼아 F-16 현대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미국 정부 관리는 기자들에게 “튀르키예에서 미국에 특별히 양보해 달라는 요청은 없었다”면서 “튀르키예가 미국에 요청한 내용은 이 합의의 일부분이 아니었고 3국 간의 합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스웨덴, 핀란드의 나토 가입 논의가 시작될 수 있도록 관여했으며, 튀르키예가 무기금수 해제를 요구하자 3국간 이견을 완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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