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인터뷰] 최문순 강원지사 "평창올림픽 성공, 평화의 문 열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강산 관광 등 구체적인 결실 만들지 못한 아쉬움과 후회 남아"

"민주당, 청년층 불평등 해소 요구 등 부응하지 못해 선거 참패"

연합뉴스

3년 연임 소회 밝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3선 연임을 마치고 퇴임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9일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평화의 문을 열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남북관계가 2018년 평창올림픽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지선에서 참패한 것에 대해서는 "불공정 해소 등 청년층의 요구를 해소하지 못했다"며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복지국가 등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지사는 보수성향의 강원에서 2011년 4.27 보궐 선거로 당선돼 3선 연임을 하면서 민주당 도백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다음은 최 지사와 일문일답.

-- 3선 연임한 소감은.

▲ 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11년이 됐다. 11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강원도 발전을 위해서 일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재임 기간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이다. 돌아보면 당시는 국내외 정치적으로 격동기여서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국내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진행됐고,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험한 말을 주고받고, 빠른 속도로 핵 개발이 진행됐다.

강원 도민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준비를 잘해 평창올림픽을 성공시키고 평화의 문을 열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019년 11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정상화 촉구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는다면.

▲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 관계가 극적으로 변화하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갈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이 중단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되면서 남북 관계가 올림픽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이 안타깝고 후회가 많이 남는다.

그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우리가 주장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금강산 관광이라던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결실을 한두 개 정도 어떻게든 만들어 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

-- 평창 알펜시아 매각과 춘천 레고랜드 조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 이는 도청 공무원들이 굉장히 힘들여서 해결한 것이다. 일부에서 작은 문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것은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레고랜드 사업은 문화재 발굴에 5년 반 정도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권위가 있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랐고, 문화재 전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알펜시아는 도민들에게 엄청난 고민거리였는데 민간에 매각하면서 큰 문제를 해결했다.

-- 취임 초 도정 구호인 '소득 2배 행복 2배'는 어느 정도 이뤄졌나.

▲ 2배가 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도정으로 말씀드리면 예산은 처음 취임할 때 3조 원대였는데 8조 원을 넘어섰다.

1인당 개인 소득은 전국 16위에서 8위로 상승했고, 고용률 또한 전국 최하위에서 5∼6위로 올라가는 등 강원 경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평창올림픽을 치르면서 원주∼강릉 고속철도 등 교통망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춘천∼속초 철도, 동해북부선, 제2경춘국도 등이 2027년 완공되면 강원 동해안까지 수도권 1시간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연합뉴스

적막감 감도는 금강산 가는 길.[연합뉴스 자료 사진]


-- 역점을 둔 남북 교류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번영은 지난 70여 년간의 평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평화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떤 번영도 있을 수 없고, 순식간에 붕괴하게 돼 있다.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아주 필사적이어야 한다. 적대적 관계가 유지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를 담는 그릇이 늘 준비돼야 한다.

그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었고, 2024동계청소년올림픽이다. 강원도는 남북 최전방에 있기에 평화가 깨지면 번영도 붕괴하게 돼 있다. 평화를 강조하는 것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 이번 지선을 통해 강원도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

▲ 강원도는 6·25전쟁 이후 70여 년간 보수의 땅이었다. 민주당이 10년 넘게 집권하면서 보수당의 처지에서는 '승패가 확실한 우리 땅이다'고 보기 힘들게 돼 대우를 받게 됐다. 강원특별자치도법 통과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보람도 있었지만, 민주당이 최근 선거에 지면서 강원도의 정치 지형이 다시 불리한 지형이 됐다.

민주당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데 그게 많이 달성됐고, 지금은 시대정신은 청년층 중심으로 불평등 해소 등을 요구하는데 거기에 잘 호응하지 못했다. 인간의 존엄에 기초한 복지국가라는 새로운 지향을 만들어가면 여러 가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김진태 당선인이 어떤 방향으로 도정을 이끌었으면 하나.

▲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여소야대 정치구조는 협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구조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들어갈 내용을 채워나가야 하는데 그게 다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민주당과 협치가 되면 가장 빠르게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지만 안되면 아무것도 안 된다.

강원 발전을 획기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그릇인 강원특별자치도의 내용을 채워나갈 수 있는 협치를 기대한다.

-- 김진태 당선인이 도청사 이전지를 재검토하고 있다.

▲ 도청사는 도청 전체 공무원과 도민들 전체, 춘천 시민의 관심사여서 의사 결정이 정확하게 내려져야 하는 만큼 원점부터 재검토하는 것에 동의한다.

누가, 언제 결정했나 하는 것보다는 다시 검토할 수 있으면 잘 검토해서 도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법안 국회 통과 축하 현수막 내걸린 강원도청사.[연합뉴스 자료 사진]


--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강원은 6·25전쟁 이후 70여 년간 분단의 피해를 보고, 변방으로 밀려나 발전 속도가 매우 더뎠다.

다행히 평창올림픽을 거치면서 교통망이 확충돼 이러한 피해를 치유하는 단계로 막 들어섰다.

앞으로 좀 더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도민들이 힘을 모아 주시면 교통망이 완성되는 2025년 이후에는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경제 성장과 발전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10여 년 더 애써달라.

-- 퇴임 후 계획은.

▲ 일단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준비해서 쉬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7월 1일은 그동안 못 가봤던 노래방을, 2일은 대중목욕탕, 3일은 영화관, 4일은 가족 여행 등 가장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훈련을 빨리하려고 한다.

dmz@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