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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딸과 그 친구 성폭행해 죽음 내몬 악마 “날 일찍 구속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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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답변서에서 사법기관 탓

조선일보

'충북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투신 사건' 항소심 선고일인 지난 6월 9일 청주지법 앞에서 도내 여성단체가 2심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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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과 친구를 성폭행해 2명 모두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의붓아버지가 오히려 경찰 등 사법기관 탓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의붓아버지 A씨는 친구 유족 측에 보낸 손해배상 민사소송 답변서에서 ‘죽어서도 속죄하겠다’면서도 ‘자신을 일찍 구속해야 했다’며 사법기관 탓을 했다.

A씨는 답변서에서 ‘경찰과 사법기관이 비판과 비난을 먼저 받았어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됐다’면서 ‘자신이 아이들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파렴치한 놈이 돼버렸다’며 유족에게 오히려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

또 유족에게 ‘남은 자식을 바라보며 살아라’, ‘너무 조바심 내면 힘들어지니 흘러가는 대로, 바쁘게 살아야 딸 생각이 안 날 거다’라며 황당한 조언까지 했다.

특히 A씨는 유족에게 자신이 출소할 날까지 건강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는데, 범죄심리 전문가는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유족을 향한 경고성 협박이라고 분석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김태경 서원대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듣기에 따라선 ‘기다리고 있어. 내가 찾아갈게’ 일수도 있다. 진짜로 자식을 잃으면 그 비통함이 어떤지에 대한 한 자락의 공감도 없는 사람”이라며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애들이 죽은 거야. 애들을 죽게 만든 건 날 좀 더 빨리 자백하게 만들지 못했던 무능한 경찰과 검찰의 문제거든’ 이런 주장을 하는 거다. 지금 되게 섬뜩하다”라고 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지난해 5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의붓아버지 A씨는 지난 6월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징역 25년이 지나치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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