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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비싸진 물가에 'TV 구매' 미루는 소비자들…삼성·LG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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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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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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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오르는 물가에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당초 전망보다 300만대 가량 추가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식자재와 에너지 비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비생활 필수품목인 TV 구매를 미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 흐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TV 업계의 우려가 깊어졌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2억879만4000대의 TV가 출하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3개월 전 내놨던 예상치(2억1163만9000대)보다 284만5000대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과 비교하면 474만3000대가량 적은 규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적어지면서 전자제품 교체 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TV 업계의 경우 코로나19(COVID-19) 엔데믹 본격화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 겹치면서 고심이 더욱 깊은 모양새다.

고물가 영향은 유통 매장에서 이미 확인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올해 1분기 재고회전수가 74일로 평균 수준(50~60일)을 크게 웃돈다. 예상보다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역시 지난 3월 기준으로 재고회전일수가 57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월드컵 특수도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인사는 "물가 상승세가 적어도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잠재적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라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특수 효과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TV 제조사들은 재고 관리에 나선 한편, 경기 불황에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TV 판매량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초대형 제품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조사들의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본다.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일 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매체의 추천 제품에 이름을 올릴 만큼 기술력도 최고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금액 기준 합계 점유율은 48.6%로 지난해 1분기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 영향은 저가 시장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경우 저가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중국 업체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이 약해진 일본 업체보다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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