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승객들의 탑승을 앞두고 있다. 항공사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운항 편수를 크게 늘리고 있지만 부쩍 늘어난 수요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유류할증료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항공권 가격인하에는 당분간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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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가 고유가와 고환율이란 이중고에 직면했다. 국제선 복원으로 코로나19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시동을 걸었던 항공업계가 다시 악재를 만난 것이다.
유가 고공 행진으로 항공유 국제가격은 치솟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22일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75달러를 넘어섰다. 항공유는 올해 초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항공유 가격 상승에 불을 붙였다. 일례로 미국에선 항공기 조종사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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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역대 최고수준
항공사 입장에선 고유가가 달갑지 않다. 유가와 연동된 유류할증료가 올라 항공권 가격 상승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부터 적용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월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가 적용됐다. 이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 산정에 거리 비례 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대한항공의 경우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4만2900원~32만5000원(편도 기준)이 적용된다. 6월에는 3만7700원~27만9500원으로 30만원을 넘어서진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로 4만6900원~26만7300원을 책정했다. 6월 최고가(22만9600원)와 비교하면 4만원 가까이 올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항공권 가격에 유류할증료가 고스란히 포함되기 때문에 수요 회복 차원에서 고유가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가파르게 오른 환율도 항공사의 고민거리다.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므로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경영 부담도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410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고환율로 인한 경영 부담이 더욱 크다.
대형 항공사는 화물기 호황으로 코로나 기간에도 달러를 벌어들이며 흑자를 냈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을 중단해야 했던 LCC는 항공권을 판매하지 못한 탓에 그동안 달러를 쌓아두지 못했다. 최근 들어 LCC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면서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선 고유가와 고환율 극복이 항공수요 회복 속도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의 하반기 실적은 국제선 회복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가 앞다퉈 할인 항공권 경쟁에 나선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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