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회견 열고 해경 '초동수사 자료' 일부 공개
유족 측 "해경 '방수복' 관련 진술 알고도 '월북' 발표"
대통령기록물 핵심 자료 미공개 시 文 고발 계획 밝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과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왼쪽)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
아시아투데이 김임수 기자 = 해경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재조사 결과가 2년 만에 뒤집혀 논란인 가운데, 피해자 유족들이 “누군가 ‘월북 프레임’을 만들려고 조작된 수사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된 당시 사건 핵심자료가 공개되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군 피격 공무원 이대준씨(사망 당시 47세)의 유족과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17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해경으로부터 받은 초동수사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이씨가 마지막으로 승선한 무궁화 10호 선박 공무원들의 진술 등이 담겼다.
김 변호사는 이날 “특히 주목할 점은 ‘방수복’ 관련 진술이다. 고인은 평소 이런 날씨에 바다에 빠지면 3시간 안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고 동료들에게 말해 왔다”면서 “해경은 이런 사실을 아는 고인이 방수복을 입지 않은 채 바닷속에 빠졌다는 사실을 숨기고 선택적으로 증거를 채집해 ‘월북’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 측은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된 사건 관련 핵심 자료들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및 행정소송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부득이하게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군의 첩보 자산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 차원과 그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저희들과 의문을 가진 국민들에게 속시원히 알려야 한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받고 나서 3시간 후 (동생이) 사망했다. 그 시간 동안 무대응을 했으면 직무유기죄로, 방치하도록 지시했으면 직권남용죄”라고 말했다.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1등 항해사였던 이씨는 2020년 9월 2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연평도 해역에서 어업지도를 하다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문재인정부 당시 해경은 군 당국의 첩보와 이씨에게 도박 빚이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씨가 자진해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2년 만에 월북 가능성을 번복하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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