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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원희룡은 국토부 장관이냐, 화주단체 대변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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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경기 의왕시 의왕ICD 제2터미널을 찾아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현장점검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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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 제도인 ‘안전운임제’에 문제가 많다며 일몰을 폐지하고 현행 제도대로 유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화주단체 대변인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화물연대는 17일 논평을 내고 “원 장관이 사실관계조차 틀린 화주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검증 없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안전운임제 시행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지적된 만큼 화물연대와의 합의와 별개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합의했는데, 국토부가 합의 이틀 만에 안전운임제의 원형 그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원 장관은 안전운임 적정가를 정하는 안전운임위원회가 객관성이 없고 편향돼있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위원회 운영 첫 해부터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원가비용 산정을 주장했고,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표준원가방식을 도입해 원가를 산정하고 있다”며 “원가 산정은 이해주체 간 협상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토부가 외주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자료를 근거로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위원회는 노사정 테이블 형태로, 지난 3년간 결정된 최종 소득은 공익위원안이었다”며 “국토부가 스스로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편향돼있다는 것이냐”고 했다.

원 장관은 브리핑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정부의 화물차량 유가보조금과 유가연동보조금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유가변동을 반영한 표준계약서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화물연대는 안일한 대책이라며 비판했다. 화물노동자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고, 최저입찰 계약이 만연하며 다단계 업체들까지 끼어있는 상황에서 강제성이 없고 기업 자율에 맡겨진 표준계약서 방식은 큰 의미가 없다는 취지다.

화물연대는 “유가반영 표준계약서를 법·제도로 만들면 그게 안전운임제”라며 “안전운임제는 3개월 기준으로 유가 등락에 따라 운임을 재고시하는 등 유가가 오르면 운임도 오르고 유가가 내리면 운임도 내리는 합리적인 제도”라고 했다. 이어 “국토부가 제도 지속 여부가 쟁점이 된 지금 시기에 대놓고 화주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며 “정당한 노조 활동을 폄하하고 한쪽의 편향적 입장을 사실처럼 호도하는 것은 책임있는 주무부처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했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고착화된 화물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로,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일몰 폐지와 전품목 확대 적용을 주장해왔다. 단순히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는 입장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물류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와 화주단체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에서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년간 (안전운임제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분석이 먼저 이뤄지고 난 다음에 일몰제를 완전히 폐지할 것인지, 연장해두고 볼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이에 화물연대는 일몰제 연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항의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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