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누적피해 1000억
공공주택·터널공사 타설 중단
현대차 공장 라인 가동률 절반
기아 수출용 신차 직접 운송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 인근 차량물류센터로 로드 운송에 나선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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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8일째 이어지면서 시멘트, 자동차 부품업체 등 산업계 전방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생산시설인 킬른(소성로)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공공주택·터널공사는 셧다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국내 납품뿐만 아니라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시멘트업계 '소성로' 가동중단까지
14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충남에 위치한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과 강원도에 자리잡은 한라시멘트 동해공장의 시멘트 생산설비인 킬른 가동이 중단됐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돼 시멘트 저장소(사일로)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번주 후반으로 갈수록 생산설비 가동중단 사태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성로는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시멘트 공장의 심장과 같다.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소성로 가동이 멈추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소성로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해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3억~4억원 규모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 시멘트 업계의 소성로 가동중단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임을 대변한다. 시멘트 업계가 파악한 화물연대 파업 7일차까지인 13일 기준으로 912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8일째를 맞는 이날 피해 추산액은 1000억원 규모다.
■車 범퍼·시트업체 이번주가 한계
자동차 부품업계도 화물연대의 울산공장 출입 봉쇄로 현대차의 라인 가동률이 떨어지자 줄줄이 납품 축소에 들어갔다.
현대차 1차 협력사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공급은 완성차라인 가동과 실시간으로 연동된다"면서 "울산공장의 라인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납품도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은 8일 시작된 화물연대의 납품방해로 라인 가동과 중단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부품업체들은 납품이 가능한 차량을 수소문해 공급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물량은 많지 않다.
문제는 범퍼·시트·크래시패드 같은 덩치가 큰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제품의 크기가 큰 만큼 납품차질이 이번주를 넘기면 가동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들도 항만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와이어링 하니스 등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초래했던 부품들을 어렵게 구했지만 반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주택 사업장 레미콘 타설 중단
공공건설현장은 자재수급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파업으로 골조공사 핵심 원자재인 시멘트, 철근 등이 건설현장까지 오지 않고 항만에 발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 화성동탄, 의정부고산 등 전국 400여개 공공주택 건설현장 중 지난주 일부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대다수 현장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LH 관계자는 "일단 현장별로 대체공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철근 수급상황도 좋지 않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서민주택 건설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 대책 마련을 지시한 상태지만 파업 장기화 시엔 속수무책이어서 공사중단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일부 현장의 자재 비축분이 상당수 소진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비율)은 오전 10시 기준 72.7%로 평시 65.8%에 비해 높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멘트의 경우 평소 대비 출하량이 급감해 일부 레미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철강의 경우에도 적재공간 부족으로 일부 공장이 가동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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