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여사, 盧 묘역 첫 참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역대 보수정권의 대통령 영부인 중 노 전 대통령 묘역의 참배한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연신 김 여사를 촬영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25인승 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곧바로 대통령 묘역으로 가 헌화대에 헌화하고 너럭바위 앞에서 묵념했다. 너럭바위는 노 전 대통령이 안장된 묘소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그의 유지에 따라 ‘대통령 노무현’ 여섯 글자만 새겨져 있다.
김 여사는 묘역 참배 후 오후 3시쯤 봉하마을 대통령 사저로 가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김 여사와 권여사의 환담은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권 여사는 사저 현관까지 나와 웃으며 김 여사를 맞이했다. 이후 김 여사는 사저 맞은편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을 30분가량 들렀다가 오후 5시10분쯤 봉하마을을 떠났다.
앞서 김 여사 측은 지난달 23일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윤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지 못하자 “추도식 못 가게 된 만큼 대신 권 여사를 예방하고 싶다”는 뜻을 권 여사 측에 전했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11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몰려 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100여명 시민 카메라 ‘찰칵찰칵’...“예뻐요”
이날 봉하마을에는 김 여사의 방문 소식을 듣고 오전부터 100여명의 시민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김 여사가 방문하자 “반갑습니다”, “잘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연신 박수를 쳤다. 스마트폰을 켜 사진·동영상 촬영을 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김 여사는 묘역을 오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방문을 기다린 시민들을 향해 수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저 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예뻐요”, “아름다워요”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살짝 내린 뒤 미소를 지으며 다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시민들 “화합·통합 메시지 주고받길”
두 전·현직 대통령 부인들의 만남을 먼발치에서 지켜본 시민들은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주고받길 바란다”는 반응이었다. 박소현(59·경남 김해시)씨는 “정치권이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 이익만 생각하는 편 가르기 정치를 한다”며 “두 대통령의 부인들이 만나서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백명승(72·부산시)씨는 “당을 떠나서 윤 대통령도 노 대통령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화통한 대통령들”이라며 “내가 좋아하는 두 대통령의 부인이 만나 기쁘고, 두 분이 국민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부산에서 버스를 3번이나 갈아타고 왔다”고 말했다.
방문객 박모(60·울산시)씨는 “서로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여사들끼리 전·현직 대통령 얘기를 주고받으며, 국민이 잘 되라는 얘기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