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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美 ‘자이언트스텝’에 짓밟힌 가상자산…비트코인 가격 2020년 12월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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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스텝’ 우려가 커지자 증시는 물론 가상자산 시장도 폭격을 맞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은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줄줄이 흘러내리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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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 2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20% 내린 2만54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2만67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8% 떨어진 1332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일주일 만에 가격이 28% 넘게 폭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리플도 하루 전보다 6.25% 하락해 0.32달러를 기록 중이다.

가상자산 시세가 폭락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심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빠른 인플레이션 속도에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75bp(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가능성이 나오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 대출 서비스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우려도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대출 서비스에서 대규모 청산이 이어지면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제2의 루나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플랫폼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으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이번주에도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가상자산 약세장에서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80%,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은 90% 이상 내렸는데 이대로라면 비트코인 가격이 7월이나 8월에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없어질 때까지는 나스닥,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의 가격 조정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긴축 우려가 없어지려면 물가 압력이 수그러들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계량화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11점(극도의 공포·Extreme Fear)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산출하는데,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지수는 지난 달부터 10점 대를 기록 중이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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