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 일주일째 막혀…재고만 114만톤 달해
소성로도 멈춰서기 직전…재가동에 수십억원 소요
레미콘, 수도권 공장 `올스톱`…"조만간 모두 멈출 것"
"파업 후폭풍 감안하면 피해 눈덩이…빠른 해결 절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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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시멘트 재고가 쌓여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기 전, 파업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시멘트 업계 관계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시멘트 재고가 포화상태에 다다라 생산마저 멈추면 차후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데 수십억원의 비용과 일주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돼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미 수도권 공장이 모두 멈춰선 레미콘 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1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전날(12일) 기준 출하가 막힌 시멘트 생산공장 및 전국 유통기지의 재고는 총 114만톤으로 전날 대비 9만톤 급증했다.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운행이 중단되면서 시멘트 출하가 일주일째 막혀 있는 상황이다. 평상시 하루에 약 18만톤씩 나가던 시멘트 출하량은 10분의 1 수준인 1만8000톤으로 급감했다. 성수기에는 공휴일에도 하루 평균 1만톤이 출하됐으나, 어제(12일) 출하량은 `0`를 기록했다.
문제는 출하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서 시멘트 생산마저 중단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멘트는 반제품인 `크링카`를 만든 후에, 크링카를 부숴서 첨가제 등을 섞어 완제품으로 만든다. 현재 시멘트를 일시 저장하는 시설인 사일로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반제품인 크링카만 생산하고 있는 상황인데, 크링카를 쌓아놓을 공간마저 부족해지면 핵심 생산시설인 소성로(킬른)까지 멈추면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으려고 크링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이마저도 10일 이상 길어지면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며 “킬른을 재가동하려면 1기당 3억~5억원의 비용이 들고, 정상화에 일주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걱정했다.
시멘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업체들은 이미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삼표산업과 아주산업은 이미 지난주 전국 모든 공장이 멈췄고, 유진기업도 두어곳 빼고는 생산을 중단했다. 가동 중인 공장 중 한 곳은 오는 14일이면 멈출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한 곳도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상황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공장은 이미 다 가동을 중단했고, 조만간 전국 모든 공장이 멈춰설 우려가 크다”며 “레미콘 영업사원들이 건설 현장에 나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상황을 설명하고 읍소만 하고 다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속하고 엄정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파업이 끝나고도 이어질 후폭풍까지 감안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가 빠른 해결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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