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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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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했던 메르켈 “그때 우크라 지금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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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선 메르켈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막으려 노력"...책임론 일축
"러, 우크라 침공 명백한 실수...유럽 안보 구축 실패"
한국일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7일 베를린 앙상블 극장에서 열린 출간행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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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집권 당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러시아를 향한 유화정책을 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재임 시절인 2008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한 책임론이 제기되자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베를린 앙상블 극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 것을 후회하느냐’라는 질문에 “러시아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전쟁 선포’로 받아들였고, 이를 막기 위해 반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를 더 도발하고 싶지 않았다”며 “나토 가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며, 그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가 아니었다”며 “심지어 개혁 세력들도 서로 대립하는 매우 분열된 국가였다”고 설명했다. 또 “내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국가가 아니었으며 당시 과두 정치인들이 지배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독일 등이 추진한 2015년 돈바스 내전 종식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이 되레 우크라이나군의 군사력을 후퇴시켰다는 지적에도 그는 “협정은 문제(내전)를 진정시켰고, 우크라이나가 지금의 나라로 발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2005년부터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전 총리는 대러 유화정책을 펼쳤다. 재임 시절 푸틴 대통령과 60여 차례 회동하고,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추진해 경제적 우호관계를 다졌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때도 고강도 제재보다 대화와 협정을 중시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유화정책이 결국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무엇인가 놓친 것은 아닌지, 이 같은 거대한 비극을 막기 위해 더 많이 할 게 있었는지, 막을 수 있었는지 당연히 자문했고, 계속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력의 결과가 드러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지만 노력하지 않았다며 내 자신을 원망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히 큰 실수”라면서도 “구소련 해체 이후 그 많은 시간 동안 유럽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안보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하면서 냉전 종식에도 실패했다”고 러시아와 유럽 모두를 비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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