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시멘트공장, 현대제철 공장 출하 중단
국토부 "아직 전국적인 물류 피해 없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인 가운데 인근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대형 화물차량들이 줄 지어 서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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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생겼다. 시멘트와 철근 등의 출하가 멈췄고, 타이어 수출은 지연됐다. 다만 정부는 전국적인 물류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7일 오전 10시 부산, 인천, 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부별로 집단운송거부 출정식을 가졌다. 집회 참여 인원은 총 9,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조합원(2만2,000명 추정)의 40% 수준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차량 운송을 방해하던 조합원 4명이 경찰을 밀치고 저항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파업 참가율이 71.8%에 달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총파업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당시엔 화물연대가 고유가로 인한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7일간 파업을 벌였다. 한국무역협회가 추산한 수출 피해 규모는 1억5,958만 달러였다. 2012년 파업 때는 미가입 차량의 파업 참여율이 낮아 운송거부율은 20% 수준에 그쳤고, 파업도 5일 만에 끝났다.
이번엔 전국 12개 항만이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은 68.8%로 평상시(65.8%)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역별 비상수송위원회를 통해 부산항, 인천항 등 주요 물류거점에 군 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했다. 국토부는 “집단 운송 거부에 대비해 주요 화주와 운송업체가 사전 운송 조치를 취해 아직까지 전국적인 물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판단과 달리 산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시멘트업계는 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유통기지에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중단됐다.
철강업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물동량 약 4만9,000톤 가운데 2만 톤가량이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5개 공장은 출하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 관계자는 “선박이나 철도 전환 출하 등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며 “일부 긴급재는 사전 출하 및 운송사 별도 협의를 통해 고객사의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업계도 타격이 크다. 국내 타이어업계의 하루 수출 물량을 따지면 이날 총파업으로 타이어 18만 개의 수출이 지연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날 타이어를 공장에서 출하하지 못한 건 맞다”면서도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아직 피해가 크지 않지만 파업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연결되는 화물차주들은 파업 참여 비중이 높지 않고, 파업에 들어간 일부 화물차주도 새벽에 물건을 전달해놓은 터라 큰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단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유통 기한이 짧아 재고 비축이 어려운 신선식품 쪽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는 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국내 라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파업 1주 전부터 계약 물량을 미리 보내는 식으로 사전 조치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생산중단 사태까지 빚은 소주업계는 ‘주류 대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2일부터 경기 이천·충북 청주 공장의 화물기사들이 운송을 거부해 제품 출고에 차질을 빚었다. 대형마트는 각 점포 내 재고분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판매에 문제는 없지만 편의점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발주 제한에 들어간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물류 배송 정상화를 위해 다른 운송사와 추가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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