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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차 막고 경찰 밀쳐 4명 체포…화물연대 총파업에 곳곳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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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막고 경찰 밀쳐 4명 체포



# 7일 오후 2시10분쯤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3문.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조원 200여명이 화물차 앞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경찰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1명이 체포됐다. 10여분 뒤에는 석유화학단지를 오가는 왕복 4차로를 가로막은 노조원 중 3명이 추가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200여명과 대치하던 경찰관 4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중앙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하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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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부산신항. 평소 하루 1만2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의 화물이 드나드는 항구 곳곳에 컨테이너를 싣고 운행하는 화물차가 자취를 감췄다. 같은 시각 신항 출입구와 맞닿은 신항남로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700명이 차량 550대를 몰고 와 파업 출정식을 벌였다. 이날 부산신항과 북항의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은 1만9008TEU로 전날(2만5136TEU) 대비 4분의 1가량 감소했다.



0시부터 운송 거부…물류 차질 현실화



화물연대가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이날 0시부터 화물 운송을 거부하는 전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부산과 인천, 경남 등 화물연대 지역본부 12곳이 이날 오전 9~10시 일제히 출정식을 진행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노조원 2만2000여명 중 8200여명(37%)이 출정식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이번 (파업에서) 운송거부 관련 불법행위 대처가 향후 정부 대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래 첫 파업 사태를 의식한 듯 경찰청 또한 ‘엄정 대처’ 방침을 강조해왔지만, 첫날부터 충돌이 빚어졌다.

중앙일보

7일 오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가루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들이 운행을 멈춰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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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안전운임제 수용 때까지 파업”



화물연대 측은 올해 말 종료되는 안전운임제의 확대 시행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안전운임제는 관행적인 화물차 운임 후려치기와 과적·과속을 막기 위해 표준운임을 어기는 화주에게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게 골자다. 앞서 국회는 2018년 안전운임제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화주 반발 등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3년간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해서만 적용한 뒤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가 안전운임제 연장을 포함해 경유가 급등에 대한 해법 등을 제시할 때까지 파업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운임이 현실화되고, 과적·과속 등 고질적 문제가 개선됐는데도 정부가 일몰제 폐지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화물운송사업 구조 개혁과 근로 여건 개선 문제를 화물연대와 협의해 왔는데 집단으로 운송 거부에 나선 것은 유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중앙일보

7일 오후 서울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등 발주된 주류들이 쌓여 있다. 편의점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이 국내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진로’의 발주를 제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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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물류 차질…시멘트 운송도 중단



정부는 군·관용차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지만,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오전 7일부터 하루 9000여t의 화물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 4만9000여t 중 2만여t의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봤다.

경기 의왕(부곡)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측이 진입로를 막아 수도권으로 보내려던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충북 단양의 한일시멘트 공장(하루 출하량 1만7000여t)과 성신양회 공장(2만2000여t) 측은 “화물차 출하량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파업 여파로 열차를 통해서만 시멘트가 출하되고 있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시멘트를 납품받아야 하는 공사장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등에서도 물류 출고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편의점 업계가 참이슬 등 일부 제품을 발주 제한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교차로에서 열린 부산지부 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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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따른 항만 운영 차질 불가피



59만2000TEU의 화물처리 능력을 갖춘 부산항과 부산신항의 장치율은 이날 73.7%로 평상시(7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도 68.1%로 평시(65.8%)를 소폭 웃돌았다. 장치율은 각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장소의 포화 정도를 말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장치율 상승에 따른 물류 적체 심화와 야적장 포화에 따른 항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각지에서 화물연대 측이 운송저지에 나선 데다 노조원 2만2000명 가운데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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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땐 글로벌 선사 ‘한국패싱’ 우려”



업계 안팎에선 공급 감소로 화물차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물류비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발전기 생산 업체인 A사 관계자는 “다음주에 경기도로 발전기 5기를 설치하러 가야 하는데 아직 발전기를 옮길 화물차를 구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후 원자재 값이 30% 이상 뛰었는데 물류비마저 오르면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선사인 B사 측은 “코로나19 사태 후 다수의 글로벌 선사가 이미 국내 항만 대신 중국 쪽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라며 “파업 장기화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면 글로벌 선사가 국내 항만 이용을 꺼리는 이른바 ‘한국 패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ㆍ안대훈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단양=최종권 기자, 포항=김정석 기자, 울산=백경서 기자, 최모란 기자,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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