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대란' 조짐 업계 전반 위기감…"거리두기 겨우 풀렸는데"
7일 경기 동두천시 한 주류업체 창고에는 하루 출고량의 3분의 1수준인 소주 180박스(5파레트)밖에 없다. 하늘색 박스가 소주가 담긴 박스다.(독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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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하루 평균 540박스 나가는데 180박스밖에 안 남았어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 차주들의 파업으로 촉발된 ‘주류 대란’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대형 주류업체로부터 술을 받아 식당과 술집에 납품하는 중소 주류업체는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 주류업체는 물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동두천시에 위치한 A주류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7일 기준 소주 재고량이 5파레트(180박스)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540박스를 동두천 내 식당과 술집에 납품하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추가 공급을 받지 못하면 당장 다음날인 8일부터는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A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그간 주류업계 전반이 불황이었는데 조금 나아지려고 하니 화물연대 파업이 터졌다”며 “오늘 주류 배송 트럭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내일 어떻게 물량을 공급해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의정부에 있는 B주류업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업체 직원들은 이날 아침 직접 트럭을 몰고 인천 화이트진로 물류센터에 찾아가 주류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차에 겨우 3파레트(72박스)밖에 싣지 못했다. 대형트럭이 아닌 지역에서 소규모로 주류를 공급하는 작은 트럭인 탓이다.
문제는 일평균 300박스 이상 지역 식당에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아있는 재고와 직접 가져온 물량을 합쳐도 200박스 수준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또 있다. 중소업체 특성상 인력이 매우 제한돼 매번 물류센터에 가 물량을 받아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B업체 사장은 “공급 차질은 시작됐다. 식당과 술집도 조만간 주류 수급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식당과 술집 등에서도 주류 대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술집을 하는 C씨는 “오늘 주류가 배달 왔는데 보통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배달하는 분이 ‘조만간 이것보다 공급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며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장사가 좀 되나 했는데 또 위기가 닥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 10시부터 전국 16곳에서 출정식을 갖고 주요 항만과 물류 터미널 등에서 봉쇄 투쟁을 벌이고 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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