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집단운송거부에 들어갔다.
사전에 집단운송거부가 예고돼 큰 혼란은 없었지만, 시멘트와 주류 등 일부 업종에서는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었다. 또 현 정부 들어 첫 대규모 파업인 만큼 정부의 대응 강도에 따라 향후 노동 정책을 가늠할 잣대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신항 인근도로 일대에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소속 화물차량들이 줄지어 정차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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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17시 현재 전국적으로 출정식을 갖고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간 화물연대 조합원은 모두 9000여명(경찰 추정)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2만 2000여명의 40% 수준이다.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사항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경윳값 급등 대책 마련 ▶지입제 폐지 등이다. 주요 현안인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의 과적과 과속을 막기 위해 2020년 도입돼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에 폐지될 예정이다. 안전운임을 어기는 화주에게는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7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신항 앞으로 화물연대 총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화물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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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에서는 안전운임을 최저임금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규정하며 일몰제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안전운임으로 인해 물류비용 부담이 훨씬 커졌다며 안전운임이 예정대로 연말에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 물류 거점에 군 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하고. 운송방해행위와 물리적 충돌 등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경찰력도 배치했다. 국토부는 "전국의 12개 항만 모두 정상 운영 중으로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68.8%)은 평시(65.8%)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이다.
하지만 이날 파업으로 물류 현장에서는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부곡)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 주요 내륙사 시멘트 공장에서도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지된 상태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다른 유통기지 봉쇄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파업 영향으로 시멘트 출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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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맥주 등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는 청주공장의 제품 출고를 중단했고, 오비맥주도 맥주 출고량이 평소보다 8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전체적으로는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지점 등을 연결하는 차량의 화물차주들 파업 참여 비중이 크지 않아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을까 우려하며 파업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200여명이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도로점거를 시도하던 중 경찰을 밀쳐 조합원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불법 행위에는 법에 따라 엄정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 든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왔다”며 ‘원칙대로’를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도 “법이 허용하는 권리 행사는 확실히 보호하지만, 법을 위반하고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단한다는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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