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지역별로 출정식 열고 운송거부 돌입, 통행 차량 급감
항만 화물 쌓이고 철강 출하 못해…장기화하면 수출입 차질
'화물차량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 |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 거점의 통행 차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물류 차질이 우려된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부산, 울산, 전북 군산 등에서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 시작을 알렸다.
화물연대는 ▲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및 전 차종·전 품목 확대 ▲ 운송료 인상 ▲ 지입제 폐지 및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 ▲ 노동기본권 확대 및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 기사가 낮은 운임 탓에 과로나 과속에 내몰려 사고를 내는 것을 줄이고자 2020년 도입된 제도로, 올해 연말 종료된다.
이 제도가 유지되면 운송료가 연료비에 연동해 오르내리기 때문에 최근처럼 유가가 급등해도 화물 기사의 수입이 줄지 않는다.
화물연대는 결의문에서 "화물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앞에는 단 하나의 길만 놓여 있다"며 "투쟁으로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고,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시간당 1천여 대 이상의 컨테이너 차량이 출입하던 부산항 신항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에는 파업 첫날인 이날 통행 차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멘트 화물차와 함께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는 컨테이너 화물차의 경우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높은데다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화물차도 안전운임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파업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 화물차량 주차장 자료사진 |
해운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당장 부산항 운영에 차질을 빚지는 않지만, 조금만 길어지면 예약된 수출입 화물을 선박에 싣지 못해 선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두 내 장치율은 북항과 신항 10개 터미널 평균 73.9%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7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부두 밖 공간의 장치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부산항 물류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광양항의 화물 장치율은 61% 수준이어서 당장 수입이나 환적 물량 처리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측은 항만 내부에 예비 장치장을 확보하는 한편, 육상 수송을 위해 군과 협의하고 있다.
전북 군산항에는 이 시간 때면 화물차 2천여 대가 군산항을 어지럽게 돌아다녔지만, 이날 운행 중인 화물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제 정읍, 군산으로 나갈 곡물 원료, 펄프 등은 군산항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물동량 약 4만9천t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약 3천t의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하루 출하량 9천t이 이날 전면 중단됐다.
이밖에 다른 철강공단 기업체에도 크게 작은 피해가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계 전반에 파업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고 철강제품 운송에도 일정부분 지연 등이 있을 것"이라며 "선박 및 철도 전환 출하 등 파업에 대비하고 있고, 일부 긴급재는 사전출하나 운송사 별도협의로 고객사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7일부터 전체 출하 물량이 나가지 못하고 있어 걱정하고 있다"며 "개별 회사 이슈와 관계없는 대정부 투쟁이어서 회사로서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화물 기사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운송방해, 위험물 투척,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김재홍 김근주 임채두 박영서 손대성 백나용 천정인 최재훈 홍현기 김준범)
화물연대 총파업, 운행 멈춘 화물차 |
포스코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 |
"총파업 투쟁 승리" |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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