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띄운 '개혁' 카드…"혁신 소홀하면 정권 빼앗겨"
최재형 위원장 "개인이 좌우않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
다수당 변신 위한 첫 단추…李 차기 당권 행보 해석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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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구조개혁에 대해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대선과 지방선거를 다 이기고 나서야 기회가 주어졌다”며 “지지율이 안 좋은 상황 속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이 나와도 내분만 가속화되기 때문에 이길 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혁신에 소홀한 사람들은 결국엔 정권을 빼앗긴다”며 “당의 미래에 중요한 사안, 굉장히 논쟁적인 사안을 혁신위에서 다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주 출범하는 혁신위는 10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혁신위원장은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의원이 맡는다. 최 위원장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받고 종로에 입성했다.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몸집을 키웠으나, 정치적으로는 신인에 가까운 인물이다. 당 체질 개선을 지휘하는 데 필요한 중량감과 신선함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새로운 인물이 많이 들어올 수 있고 어떤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예측 가능한 공천시스템”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사실 제가 정당에 들어와 경험한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며 “그동안 여러 위기를 겪으며 당명도 바꿨지만 문제들은 계속 내재하고 있었다. 당의 기본적이고 내부적인 체질 개선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드는 게 국민의 신뢰를 받고 선거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선거 승리 이튿날 바로 혁신위를 띄운 건 민주당과의 이슈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국 주도 동력을 확보했지만, 의석수 차이로 인한 여소야대 국면을 극복하진 못한 상태다. 혁신위는 다수당으로의 변신을 위한 첫 단추다. 총선까지 남은 1년 10개월여 동안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 당내 경선 모바일 투표 등 당원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개선안을 통해 새로운 공천시스템을 안착시키고, 이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차기 당권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 대표의 임기는 1년께 남아 있다. 다음 총선을 준비할 대표는 내년 6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나올만한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당내 경쟁자들에 맞서 자신의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당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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