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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대만, 반도체 장관급 협의…“대만 중요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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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 반도체법’ 대한 대만 지지 확보

차관급에서 격상…“대만 입지 달라져”

中 “EU,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해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럽연합(EU)과 대만은 반도체 부문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관급 협의를 진행했다.

이데일리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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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일 사빈 웨이안드 EU 집행위원회 무역 총국장과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전날 화상회의를 열어 반도체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EU는 ‘유럽 반도체법’에 대한 대만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2월 EU가 발의한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은 2030년까지 총 450억유로(약 59조 90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지역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9% 수준인 유럽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왕 부장은 대만이 반도체 부문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EU와 함께 할 것이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측은 EU 농산물과 해상 풍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만이 추진하는 EU와의 양자간 투자 협정은 이번 협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만 경제부는 성명을 통해 “EU가 그리는 국제 경제와 무역 협력의 청사진에서 대만의 중요성이 커진 사실을 방증하며 양측 관계의 ‘큰 도약’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U와 대만은 그동안 차관급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번에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SCMP는 대만과 EU 사이에 이뤄진 첫 번째 장관급 협의가 지닌 상징성에 주목했다. SCMP는 “이번 협의는 예정된 일정이긴 하나 미국·대만의 경제 이니셔티브가 시작되고 연이어 개최됐다는 점에서 서방 국가에 있어 대만의 경제적, 지적학적 중요성이 커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전문업체 로디움 그룹의 유럽·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 연구원은 “수년간 방치됐던 대만과 유럽의 관계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 “EU가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능력 증진을 착수함에 따라 반도체 강자인 대만은 중요한 판트너”라고 설명했다. 바킨 연구원은 또한 “한편으론 악화되고 있는 중국과 EU의 관계를 반영하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입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EU 주재 중국대표부 대변인은 이번 협의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나 단체들이 대만과 공식적인 소통을 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EU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어떤 형태로든 대만과 공식적인 소통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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