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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반토막난 지선 투표율···“미투표로 의견표출”VS“국민의무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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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투표율에 미투표자 향한 비판 이어지자

"투표하지 않는 행위로 의사표현 한 것" 반박

최선 없다면 차선이라도 뽑아야 한다는 지적도

전문가 "투표율 낮단 이유만으로 비판 안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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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역대 2번째로 낮은 투표율인 50.9%를 기록한 가운데 투표참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주어진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과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 자체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라는 주장이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2일 서울경제가 만난 투표 미참여자들은 지방선거의 낮은 투표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치권에 신뢰할만한 정치인이 부재한 상황을 지적하기 위해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서 모(39) 씨는 “여러 번 투표를 하면서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면서 “양당 모두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표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1일 전국 4430만 3449명 유권자 중 2256만 7894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전라남도가 58.4%로 최고 투표율을, 광주광역시가 37.7%로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 미참여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서 양당에 경고를 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박 모(32) 씨는 “여당이나 야당 모두 언제나 투표에 참여하라고 떠드는데 표를 받을만한 사람이 먼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소에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한다는 김 모(60) 씨는 “높은 참여율을 보인 저번 대선으로 국민들의 정치관심은 이미 보여줬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도 뽑지 않음으로서 양당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지지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투표 참여자들은 “정치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날을 세웠다. 충청북도 청주에 거주 중인 양 모(31) 씨는 “누가 누군지 몰라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공약집조차 읽기 귀찮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지고지선의 정치인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없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 모(58) 씨도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면서 의무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낮은 투표율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게 좋다고 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했다고 본다”며 “특히 민주당에게 불만이 쌓인 진보 지지층이 회초리를 들고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 이후 세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정치에 새로운 요소가 없어 시민들이 선거에 피로함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정치적 의사표현의 일종으로 투표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며, 유럽 의회선거에서 50% 이하의 투표율이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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