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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약발' 떨어진 美 트럼프... 당내 거센 반발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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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지지 업은 후보들
조지아·아이다호·네브래스카 등에서 잇따라 낙마
펜스 전 부통령 등 2024 유력 후보군, 세 과시 나서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 미국 와이오밍주 캐스퍼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캐스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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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내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했던 후보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며 공개적으로 그를 무시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28일(현지시간) “공화당이 공격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배제 작업에 착수했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약화하기 시작했다는 판단 아래 이른바 당내 ‘잠룡’들이 잇따라 자기 정치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이미 손상을 받은 모습이다. 앞서 24일 실시된 공화당 조지아주 주지사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지지 선언을 날렸던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은 현직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상대로 21.9% 대 73.5%로 대패했다. 이뿐만 아니다. 아이다호주 주지사 경선이나 네브래스카주 주지사 경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후원했던 후보들은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 나갈 공화당 정치인 중 150명을 골라 “내가 낙점한 후보”라면서 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연방 상ㆍ하원 및 주지사 후보로 뽑아줄 것을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당부해왔다. 하지만 친(親)공화당 정치평론가 더그 헤이는 더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당내 영향력이 있지만, 지지자 규모는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오는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가 유력한 주요 인사들은 광폭 행보에 나섰다. 더힐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은 물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까지 각각 중간선거 지지 후보 지원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차기 대선에서의 세 과시가 목적이다.

유력 후보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속해 제기하고 있는 ‘2020년 대선 부정선거론’에 선을 그으면서 당이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원이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친트럼프’와 ‘반트럼프’ 간 갈라치기를 시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에 발목잡혀 있다”며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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