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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위안부 10억엔 합의' 윤미향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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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위안부 합의' 무슨 일이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합의엔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표현과 함께 일본 총리의 사죄와 반성의 마음 표명, 일본 정부의 예산 출연을 전제로 한 재단 설립이 합의 내용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 합의로 생존했던 위안부 피해자 47명 가운데 70% 이상에 해당하는 36명에게 1억원씩 지급됐는데요, 그러나 핵심인 일본 정부의 법적책임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정의연 대표였던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합의에 반대하며 정부의 협상 과정을 비판했습니다. 윤 의원은 "사전에 정부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매번 진전이 없다는 내용만 들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오늘 회담을 발표했다. 우리 측과 전혀 논의되지 않은 점 등이 너무나 일방적"이라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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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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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법 "외교부·윤미향 위안부 합의 면담기록 공개하라"

5년이 지난 2020년 5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미향 대표가 소수의 위안부를 회유해 반일에 역이용했다"며 "윤 대표가 10억엔 등 위안부 합의 내용을 외교부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으면서도,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진실공방이 이어졌고, 보수성향의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외교부를 상대로 윤 의원과의 면담 기록을 공개하라는 정보 공개 청구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요,

이후 법원에 정보공개거부 처분취소 소송을 냈고, 지난달 11일 서울고법 행정4-1부(재판장 권기훈)는 외교부가 2015년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윤 의원과 면담한 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외교부가 공개를 거부했던 정보 5건 가운데 4건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는데, 항소심도 같은 결론을 내린 겁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과 같은 공적 인물에 대한 정보는 보다 넓게 알 권리의 대상이 된다"며 "공개 대상이 된 부분은 공적 인물인 윤미향의 활동 내역에 관한 사항 등으로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외교관계 사항을 포함하더라도 그 공개로 인한 공익, 즉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방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지 않지만, 손상될 외교관계에서의 국익은 뚜렷하지 않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앞서 외교부는 공개 대상이 된 기록에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항소했지만, 2심 역시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리자, 외교부는 25일 상고 포기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26일엔 정보공개청구 대상이 된 문서를 원고인 한변 측에 전달했는데요,

외교부는 이번 자료 공개와 관련해 "사실관계와 관련한 소모적 논쟁이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정보 공개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그간의 논쟁이 종식되고, 국민의 알 권리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도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공식 합의란 입장 하에서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지속 경주해가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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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26일 공개한 2015년 위안부 합의 관련 외교부와 윤미향 의원(당시 정대협 대표)의 면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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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미향, 위안부 합의 전 '10억엔 보상' 알았다"…외교부 문건 공개로 밝혀진 진실

한변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의 '동북아국장·정대협 대표 면담 결과(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4건의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당시 실무자였던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2015년 3월과 12월 사이 모두 4차례 윤 의원을 만나 위안부 합의 동향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위안부 합의 9개월여 전인 2015년 3월 9일 정의연 측의 요청으로 윤 의원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외교부는 윤 의원과 위안부 문제 관련 한일 협의 동향과 위안부 피해자 중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한 보상 문제, 피해자 의견 수렴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또 다른 문건들은 같은 해 3월 25일과 10월 27일, 위안부 합의 타결 전날인 12월 27일 저녁까지 이 전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윤 의원을 만나 협의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12월 27일 윤 의원과 이 전 국장의 만찬 협의 내용이 담긴 문건에는 합의 내용에 대한 반응이라는 소제목에는 '이 국장이 발표 시까지 각별한 대외보안을 전제로 금번 합의 내용에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 아베 총리 직접 사죄·반성 표명, 10억엔 수준의 일본 정부 예산 출연(재단 설립) 등 내용이 포함된다고 밝힌 데 대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동안 윤 의원은 정부가 당시 윤 의원에게 '10억엔 출연' 사실을 빼고 협의에 나섰다고 주장했는데, 외교부 문건에는 윤 의원에게 설명했다고 적혀 있었던 겁니다.

다만 합의문에는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문구가 들어간 사실이 윤 의원에게 전해졌는지는 공개된 부분에서 드러나지 않았고, 윤 의원의 반응도 가림처리가 돼 있습니다.

한변은 이날 취재진들에게 "윤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이나 피해자 지원 단체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본과 합의했다고 비난했다"며 "왜 그런 허위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합의 내용을 진솔하게 피해 할머니들께 얘기하고 공유했다면 피해자들이 그렇게 반발했을지, 박근혜 정부가 합의를 잘못했다고 그렇게 매도됐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전했습니다.

■ 윤미향 "거짓과 밀실 외교로 이뤄진 굴욕합의"…외교부 문서공개 반박

윤 의원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윤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문건에도 적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합의 발표 전날까지도 당시 외교부는 합의 내용에 대해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의 사과 표명, 일본 정부의 자금 일괄 거출을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며 "발표 전에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또 "합의 발표 이후 확인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 해결 노력,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 자제를 약속 등의 합의 사항은 전혀 설명한 바가 없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어 "거짓과 밀실 외교로 이루어진 굴욕 합의가 바로 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진실"이라며 "그럼에도 합의 발표에 앞서 외교부와 면담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합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고, 이를 피해 할머니들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식의 악의적 언급이 보도되는 데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습니다.

서울고법에서 해당 문건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온 지난 11일에도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해 글을 올렸는데요.

윤 의원은 "2020년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도 당시 TF 위원장이었던 오태규 주오사카 총영사가 '비공개 부분에 대해서는 윤 의원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습니다.

또 "한일 '위안부' 합의는 그 과정과 내용 모두 상식과 인권 원칙을 철저히 저버린 밀실협상과 외교참사의 결과물"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속에서 빚어진 참담한 외교 참사의 책임을 윤미향 의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관련하여 진실을 왜곡하고 오도하는 보도에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변재영 기자(jby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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